[교단에서] 사랑의 밀어
[교단에서] 사랑의 밀어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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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외남 (사천 축동초등학교 교사)
우리는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표현하며 살까. 인터넷 자료를 검색해 보니 트위터가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100여 가지의 언어로 전달된 사랑 관련 트윗을 각국당 100만명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우리나라는 전 세계 42위, 아시아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1위는 스웨덴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싹터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는 사랑의 추억은 자신만의 비밀이요, 보물이다.

지난 금요일 미술시간에 데칼코마니를 했다. 우리 반 여학생이 도화지에 분홍빛 하트를 그려 넣고 자기 이름과 좋아하는 남자친구 이름을 써서 보여주기에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교실에 들어서자 그 여학생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한 친구가 그 하트그림을 우리 반 친구들과 옆 교실의 언니들에게 보여주어 여러 사람이 알게 됐다는 것이다.

옆 반 아이들도 불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동화를 들려주었다. 임금님 귀의 비밀을 알게 된 새 이발사가 비밀을 사람이 아닌 땅속에다 말했음에도 탄로 났다. 이것을 계기로 귀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커다란 귀로 백성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정치에 반영해 훌륭한 임금님이 된 이야기를 통해 말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친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니 비밀로 하자는 내 의견에 흔쾌히 동의했다. 자신의 이름이 거론돼 언짢아하던 남학생도 “괜찮아”라며 이해해줘 일단락됐다.

어른들은 메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아이들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쉬는 시간이면 잡기놀이를 하느라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구슬땀을 흘리고, 한 쪽에는 줄넘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연신 웃음을 자아내며 뛰노는 심신이 건강한 아이들에게는 바이러스가 뚫고 들어갈 틈새가 보이지 않는다.

메르스는 치료제가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한다. 이럴 때일수록 주변의 소중한 이들에게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을 믿습니다. 덕분에 행복합니다.’ 사랑이 담긴 말을 자주 표현해보자. 행복하면 면역력도 높아진다.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사랑과 믿음과 감사의 힘을 합쳐 싸운다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질 기쁜 날이 곧 올 것이다.
서외남 (사천 축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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