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큰헤드 정신과 하인리히 법칙
버큰헤드 정신과 하인리히 법칙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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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진주지점 부지점장)
이상일
우리나라는 작년 4월 세월호 사건에 이어 올 6월에는 메르스로 난리다. 해마다 대형사건으로 나라가 휘청대니 피해자는 물론 국민들도 아우성이다. 이 모두가 인재(人災)이고 보면 무엇인가 기초가 튼튼하지 않는데서 출발한다. 이 두 사건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후손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영국의 버큰헤드 정신을 배우자고 제안한다. 1852년 영국 해군 수송선 버큰헤드호가 암초에 부딪혀 가라앉기 시작할 때, 승객 634명에 구명보트는 3대뿐으로 180명만 탈 수 있었다. 이때 함장 세튼 대령이 외쳤다. “그동안 우리를 위해 희생해온 가족들을 우리가 지킬 때다. 어린이와 여자부터 탈출시켜라.” 아이와 여성들이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구명보트로 옮겨 탔다. 마지막 세 번째 보트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아직 자리가 남아 있으니 군인들도 타세요.” 한 장교가 나섰다. “우리가 저 보트로 몰려가면 큰 혼란이 일어나고 배가 뒤집힐 수도 있다.” 함장을 비롯한 군인 470여명은 구명보트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배와 함께 가라앉아 희생됐지만 그것이 영국의 정신으로 부활됐다.

세월호 선장과 일부 선원들이 승객들을 앞세우기는커녕 자기부터 살아야겠다며 배를 빠져나온 데 대해 전 국민이 분노했다. 직급이 높고 선내 사정을 잘 아는 간부 선원들은 먼저 도망해 100% 살아남았다. 그러나 스물두 살 여승무원과 어린 학생 수백 명이 사망·실종했다. 우리 사회엔 언제 ‘버큰헤드 정신’이 자리 잡을까.

또 하나는 메르츠와 관련해 사소한 부주의가 얼마나 큰 사고를 부르는지 ‘1:29:300의 법칙’으로 불리는 ‘하인리히 법칙’이다. 1931년 미국의 보험회사 직원 HW 하인리히가 입증한 법칙으로 그는 5000여건의 실제사고를 분석한 결과, 대형사고 한 건이 일어나기 전 이와 관련 있는 소형사고가 29건, 경미한 사고가 300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큰 재난이 나기 전에는 늘 어떤 신호가 있다는 얘기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작은 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진리와 같이 당장 급하다고 허둥지둥할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근본으로 돌아가는 정신교육과 기본을 갖추는 사회시스템을 만들자.
 
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진주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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