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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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을 한 기업 - 한나 앤더슨
“다른 사람들, 특히 고객들에게 친절하고 현명하게 행동하라./활기차게 일하라. 일이 크든 작든 해야 할 일이라면 훌륭하게 완수해야 한다./학습이 변화의 촉매제가 된다고 생각하라. 변화는 우리 회사가 발전하기 위한 발판이다./사무실 내의 알력은 중요한 일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소진시키며, 사원간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든다./가능하다면 업무 외의 여가선용 계획을 세워라. 개인생활과 직장생활간의 적당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건강에 좋다./한나의 근로환경은 청결하고 건전해야 하며, 그 속에서 모든 이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매사에 사원들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한나는 지역사회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우리 모두가 성공의 혜택을 공유한다./웃음이 떠나지 않는 직장을 만든다. 신바람 나게 일하라.” 아동복 전문 업체 한나 앤더슨(Hanna Anderson)의 행동과 의무에 대한 책임 의식을 명시한 내용이다.

1983년 건 덴하트(Gun Denhart)는 3살짜리 아들에게 입힐 순면 옷을 찾지 못해 허탈해 하다가 아동복과 관련된 사업의 기회를 포착하게 된다. 1984년 그녀는 뉴욕의 한 광고회사 사장이던 남편 톰과 함께 직장을 그만 두고 오레곤 포틀랜드에 아동복 회사를 차렸다. 회사 이름은 할머니의 이름을 따서 한나 앤더슨이라 명명하기로 했다. 덴하트 부부는 식탁 위에서 첫 번째 카탈로그를 손수 제작하였다. 7만 5천장의 카탈로그에 조그만 샘플 원단을 하나하나 공들여 붙였다. 얼마 후 그들의 집은 수천 상자의 옷과 20여명의 직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첫 번째 카탈로그 판매로 성공을 거둔 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동복 브랜드가 되었다.

건 덴하트는 ‘작아서 못 입게 되기 전까지는 해어지지 않는 옷’이라는 슬로건에 부합하기 위해 헌옷을 가져오면 할인해 준다는 독창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실행하였다. 소비자가 입던 앤더슨 옷을 회사로 보내오면 새 옷을 살 때 20% 할인을 해주는 것이다. 수거한 헌옷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서 별다른 계획이 없었던 그녀는 쌓여만 가는 헌옷을 포틀랜드 지역의 비영리 아동지원 단체에 기증하기로 하였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간 그녀는 빈민아동 돕는 일을 계기로 마음의 문을 열리게 되었다. 그녀는 노숙자 보호시설이나 여성보호 시설에서 헌옷을 받은 아이들의 부모가 보낸 감사의 편지들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좀 더 많은 봉사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전국적인 유통망을 만들었고 수년 동안 10만 벌이 넘는 고급 의류를 빈민아동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1990년 덴하트는 사회적인 공익을 추구함으로써 사업을 더욱 증진시키려는 기업가들의 모임인 소셜 벤처 네트워크(SVN:Social Venture Network)과 인연을 맺게 된다. SVN이 추구하는 이념은 기업이 ‘수익성’, ‘사회 공헌’, ‘환경 지속성’이라는 3가지 기본 원칙을 지킬 때에 본연의 기능을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덴하트는 매년 세전 수익의 5%를 빈민아동 지원금으로 편성하여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건 덴하트는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헌신적인 기여를 하고 있지만 자신이 이타적인 성인으로 묘사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덴하트 부부는 손자들과 놀며 개인적인 관심사에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어서 경영활동을 접기로 결단한다. 2001년 건 덴하트는 민영투자 기관인 도르셋 캐피털에 한나 앤더슨을 매각한 다음, 이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Gun Denh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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