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국민정신
[이준의 역학이야기] 국민정신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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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우왕좌왕 지금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있는 정부와 국민의 모습이다. 이른바 넋이 나간 모양새다.

비단 이번 일만이 아니다. 그동안 외환위기, 세월호 사건, 가뭄 및 홍수 대비, 내부갈등 등 여러 위기가 닥칠 때마다 준비된 메뉴얼로 슬기롭게 극복하였다기보다는 허둥지둥, 그야말로 천방지축 속에서 천우신조와 조상의 음덕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운 좋은 모양새로 가까스로 덮고 넘겨왔다. 언제나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며 마련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태세로써 여한 없이 극복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막연한 불안과 공포보다도 굳센 낙천적 믿음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고 큰소리만 뻥뻥치는 정부의 허접한 낙관론은 매번 참담한 결과를 초래하였고, 이번 메르스 액난(厄難)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고 빽 없는 서민들의 몫으로 귀결된다.

과연 국가의 시스템은 누구를 위하여 존재할까?

반상의 구분과 법도가 엄연한 왕족과 양반 중심의 사회에서는 의당 왕족과 양반의 이득과 실권을 위하여 존재하였겠지만, 언필칭 민주정(民主政)을 내세우는 체제에서는 당연히 모든 사람, 즉 생활 욕구를 충족하려는 지역주민, 권리를 찾아 지키려는 민주시민, 뜻으로 함께 하는 국민을 위하여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시스템은 다만 기득권을 위하여 구동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오죽했으면 작금 사람들 사이에서 국회의원 무용론까지 나올까 싶다.

메이지 유신과 일본 근대화의 물꼬를 틀어 오늘의 일본을 있게 한, 오늘날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일본역사인물 1위인 사카모도 료마는 이런 말을 하였다.

“대대로 1백석이나 2백석의 후한 녹봉을 받는 자와는 할께 일할 수 없다. 녹봉은 새에게 주는 모이와 같다. 조상 대대로 사육되어 온 새장의 새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백성들을 위하여 손발이 부르튼 순임금은 그 지혜와 덕으로 해가 갈수록 도시를 성장시키고, 백성들을 감화시켰지만,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날이 갈수록 그들이 받는 세비, 활동비 증액, 보좌진 확보, 국회의원 권한 폭을 넓힌다. 여기에 여야 및 보수 진보 따로 없다. 참으로 사이좋게 짝꿍이 잘된다.

아울러 지금은 국민들 사이에 팽배하고 있는 극단적 쾌락추구와 이기적 싸아니즘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이다.

1806년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패한 프로이센이 위기에 처하자, 철학자 피히테는 적군 점령 하의 베를린학사원 강당에서 독일군민의 민족정신과 역사적 사명을 ‘독일국민에게 고’하였다. 이어 비스마르크의 통치에 힘입어 사람 살 곳 못되는 척박한 늪지대의 독일은 오늘날 EU 및 세계 화폐경제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고, 우리나라 곳곳의 도로에도 벤츠 포르쉐 BMW 아우디 폭스바겐이 넘치게 할 정도로 경제 및 기술 강국으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하여 번영과 성공은 조건이나 환경여건이 아니라 사람의 정신임을 알 수 있다. “무 엇 무 엇 때문에 못했다.”의 변병과 핑계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루었다.”는 정신이 관건이다.

‘국민교육헌장’을 독재정권에 순응토록 하는 세뇌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폄훼하며 그 ‘기념일’을 1994년부터 실질적으로 폐지하고(2003년 정부공식법정기념일 폐지), 1995년 서울시청에서 새마을 기(旗)게양을 중지하면서, 이상하게도 시울시청의 난맥상과 IMF라는 비참한 액운(厄運)이 초래되었다.

별것 아닐 것 같은 축(丑)의 신(神)과 미(未)의 정(精)을 경시하였기 때문이다.

하여 우리 모두 지극정성으로 정신모아 은밀하게 기도하고 활기차게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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