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6.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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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의 크기는 작으나 항산화력은 A+
참깨의 원산지는 인도와 이집트이고, 인류가 식용 기름용으로 재배한 작물 중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다. 히포크라테스가 극찬한 식품이며 부패 방지를 위하여 미라에 발랐다는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참깨 기름을 조미료로써 이용해왔다는 기록이 있다. 참깨는 고대로부터 중국의 삼과 구별하기 위하여 호마(胡麻)라고 불렀고, 색깔에 따라 흰깨(백지마, 白芝麻), 검은깨(거승자, 巨勝子), 누런깨(혼합 금석 참깨) 등으로 구분한다. 흰깨는 지방이 많아서 주로 기름을 짜는 데 쓰이며 검은깨는 향미가 좋아 조미료의 양념으로 쓰이나 약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검은 참깨이다.

『식경』에 참깨는 ‘가을 기운은 메마르므로 참깨를 먹을 일이다. 참깨는 메마름을 기름지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예부터 영양이 풍부한 식품으로 귀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깨는 특유의 고소한 향기로 인해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식욕을 돋우고 건강을 도와주는 친근한 식재료이다. 참깨는 음식의 맛을 살리는 작용 외에도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는 역할도 한다. 예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중동에서는 참깨를 갈아 만든 ‘타히니’를 삶은 콩 스프에 첨가하여 중동의 대표적 요리인 ‘후무스’를 탄생시켰으며, 이외 ‘할바’, ‘바바가누쉬’ 등의 요리에 주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이 등장하는 것도 참깨가 더운 중동 지방의 날씨에도 잘 썩지 않아 주술적인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중동에서는 예부터 참깨의 항산화 작용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참깨를 ‘삼거지덕’이라 하여 일거는 깨죽을 삼식하면 늙어서 닥치는 풍이 없어진다 하였고, 이거는 흰 머리카락이 검어지며, 삼거는 심신의 걱정을 날려 버린다 하여 소중히 여겼다. 삼거를 현대과학으로 풀이해 보면 꽤 근거가 있다. 참깨 중에 리놀레산(linoleic acid)은 체내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저하시키는 작용이 있어 동맥경화로부터 발생될 수 있는 풍을 예방할 수 있고, 흰 머리카락이 검어진다는 것은 산화 방지에 효과적인 비타민 E와 세사몰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체내 기관이나 세포의 산화적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고, 또 글로불린이라는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메치오닌이나 시스테인이 풍부한데, 이러한 성분들은 머리카락에 윤기를 부여해준다. 참깨, 특히 참기름에는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많은데, 이는 정신불안이나 우울증 등에 유익하여 근심 걱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밥상에는 사실 눈에 잘 띄지 않는 식용유, 즉 유지(油脂)는 식품의 향미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거의 대부분의 부식에 조미료로 첨가되고 있다. 그런데 식용유의 취급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식용유의 산패다. 쉽게 이야기하면 기름이 썩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참기름은 기름 중에 함유돼 있는 세사민(sesamin), 세사몰(sesamol), 세사몰린(sesamolin), 에피세사민(episesamin) 및 디아세사민(diasesamin)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참깨나 참기름은 다른 종실류나 식용유에 비해 저장 기간이 1년 내지 1년 6월로 훨씬 길고, 다른 식품에 첨가할 경우 오히려 저장 기간이 연장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 성분은 발암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치를 저하시키며 혈압저하 작용 및 체내 비타민 E를 절약하는 작용이 있다. 또한, 참기름에는 콜레스테롤 저하작용이 있는 올레산(oleic acid)과 리놀레산이 전체 지방산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고품질의 식용유라 할 수 있다.

참깨의 영양성분은 열량 552kcal, 수분 7%, 단백질 19.4%, 지방 50.9%, 회분 14.5%, 당질 2.9%, 섬유질 5.3%, 무기질로는 칼슘 1100mg%, 인 650mg%, 철 16.0mg%, 나트륨 4.0mg%, 칼륨 540mg%, 비타민은 비타민 B1 0.5mg%, B2 0.1mg%, 비타민 E 2.4mg% 등으로 영양성분이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주성분은 지방으로 전체의 약 5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깨의 지질 구성은 리놀레산, 올레산 및 아라키돈산 등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다. 무기질로는 칼슘의 함량이 매우 높아 다른 종실류인 들깨보다 약 4배, 땅콩보다는 무려 17배나 많아 칼슘의 급원으로도 우수한 식품이다. 그러고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칼륨의 함량은 많으나, 반면에 나트륨의 함량은 매우 적기 때문에 식염을 많이 섭취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의 식품이라 할 수 있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참깨1
참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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