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할인체인점 알디(ALDI)는 1962년 카를과 동생 테오 알브레히트(Albrecht)가 세운 슈퍼마켓이다. 이들 형제는 독일 중서부 에센에서 태어났다. 이 슈퍼마켓은 카를 알브레히트의 어머니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탄광촌에 연 작은 식료품점이 그 시작이었다. 칼의 아버지는 1913년부터 제과점을 운영했는데 그 이듬해 전쟁에 참전하면서 어머니가 상점을 운영하게 되었다. 알디는 ‘알브레히트 디스카운트(Albrecht Discount)’의 줄임말이다. 전쟁이 끝난 후 1946년에 칼은 어머니의 작은 점포를 인수했고, ‘최저가’ 판매의 비결을 연구했다. 비용을 줄이고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재고도 거의 제로로 유지하는 방식을 연구해 도입하였다. 소비자들은 알디의 저가전략에 열광하게 되었고 1960년에는 점포가 300개까지 늘어났다. 알디는 유럽과 북아메리카, 호주 등 18개국에 많은 점포를 개설하여 현재 10,000개에 가까운 점포를 두고 있다. 알디는 오는 2022년까지 전 세계에 1000개의 매장을 신규 오픈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칼 알브레히트가 순자산 260억 달러로 세계 최고 갑부 명단에 오른 것을 두고 ‘알디 신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알디의 성공을 이른바 ‘알디 마케팅’ 전략에서 찾는다. 알디 마케팅의 핵심은 <소수품목의 원칙>과 <저가의 원칙>이다. 1946년 30평 남짓 규모에서 출발한 이래, 품목 수를 늘리지 않아도 매출의 차이는 뜻밖에 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장 규모가 크면 재고관리 비용, 전열, 냉ㆍ보온 비용 등이 많이 들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해 소비자들이 주로 사는 품목에만 역량을 집중했다. 알디가 판매하는 품목 수는 1000~1600여 개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15만 개의 품목 수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월마트의 매출액은 알디보다 6배가 높다. 그러나 알디의 품목당 구매 액은 월마트의 20배가 넘는다.
알디는 타깃을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고 낮은 가격에 높은 만족을 원하는 실속파 소비자들로 설정했다. 알디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동일 카테고리 제품의 가격보다 무려 40% 이상 저렴하다. 그럼에도 알디는 4.5~4.7%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한다. 상품 선택의 폭이 좁은 만큼 다른 혜택을 저렴한 가격으로 보장한다. 이른바 품질 대비, 가장 저렴한 가격 정책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변함없는 고품질의 최저가를 경험한 고객들은 꾸준하게 알디를 신뢰한다. 알디에서는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 같은 성분의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상품라벨이나 포장단위를 달리하여 PB(Private Brand) 또는 PL(Private Label)이라 불리는 이른바 ‘자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양질의 상품을 초저가로 공급한다. 알디의 자사 상품은 브랜드 제품과 당당하게 경쟁해서 품질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을 인정받는다. 항상 최고의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객의 신뢰는 한결같은 품질과 한결같은 가격에서 형성된다.
알디의 최저가와 월마트의 초저가 마케팅 전략은 다르다. 월마트는 전 세계에서 제품을 가장 싸게 생산하는 곳을 찾아내 주문생산을 하는 유통업체로 유명하다. 월마트의 저가정책과 알디의 저가정책이 다른 것은 월마트의 초저가는 가격이 품질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월마트의 초저가 전략은 시장 점유율은 높일 수 있지만 알디의 고품질을 전제로 한 저가 전략은 구매율을 확보하며 신뢰도를 형성한다. 이러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불만족 시 100% 환불 정책’에서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도 2002~2003년에 걸친 경기침체기에 할인마트를 접한 소비자들은 경기가 다소 회복된 이후에도 구매패턴을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알브레히트 형제는 알디 마케팅 전략의 성공으로 세계 3위의 부자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했다. 1961년 두 형제는 사업 구역을 남부 알디와 북부 알디로 나눠 북은 테오, 남은 카를이 관리하였다. 이들 형제는 은퇴한 후로도 독일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동생 테오는 2010년에, 형 카를은 2014년 94세의 나이로 작고하였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