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6.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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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경영의 여행박사와 창업주 신창연

팀장, 임원, 대표를 직원들이 투표로 뽑는 회사. 그래서 창업주가 지난 2013년 10월, 그의 특이한 직원선출 방식인 전 직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를 통해 사임했다. 창업자임에도 80%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사퇴할 것을 공언한 뒤 찬성률이 79.2%에 머물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후 직원들의 손에 의해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 당시 20대 후반의 한 젊은 팀장이 대표이사로 선출되었다. 그런데다가 이 회사는 팀장이 되려고 공약을 내놓고 입후보를 해야 하고 이듬해에 10% 이상을 득표하지 못하면 팀장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이 회사에는 결재 판이 없는데다가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 사장이나 임원은 참여하지 않는다. 간부를 사장이나 임원이 임명하는 일반 기업과는 거꾸로 운영되는 셈이다. 이 회사는 바로 중견 여행사인 ‘여행박사’이고 괴짜 창업주는 신창연씨다.

신창연 창업주는 1963년 생으로 경북 문경 점촌에서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상경했다. 세상을 배우기엔 이른 나이인 열다섯 살에 스티로폼 공장에서부터 포장마차, 주간지 판매 등 50여 가지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산전수전을 겪으며 투쟁하듯 살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틈틈이 공부하여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군복무를 마치고 늦깎이 대학생으로 관광호텔경영학과에 입학하였다. 재학 중에 그는 단돈 3,000엔을 가지고 처음 간 일본 여행에서 매력을 느끼고는 여행을 간 다음날부터 인력 시장에 다니며 일당을 벌어 현지 생활을 했다. 그는 막노동을 하면서도 곳곳을 여행했고, 일본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관광 인프라에 큰 감명을 받고 귀국하게 된다.

대학 졸업 후 여행사에 취직하여 십 년 동안 마음껏 일하다가 2000년 평생 즐겁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 여행박사를 설립하게 된다. 단돈 250만원과 열정을 밑천 삼아 남의 사무실 한구석에 책상을 들이고 아내를 포함한 직원 세 명과 함께 출발했다. 창업 초기 그는 맨손으로 뭐든 할 수 있다는 집념과 열정으로, ‘불이 꺼지지 않는 회사’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일에 미쳐 살았다. 그는 직접 여행루트도 개발하는 등 열정을 시연해보이면서 전문성을 확립하게 된다. 신문 광고 여행상품 판매가 주를 이룰 당시에 인터넷 여행상품 판매에 주력, 배낭여행, 유스호스텔, 올빼미 여행 상품 등 여행박사만의 차별화된 방식으로 치열한 여행시장 안에서 빠른 성장을 이루게 된다.

현재는 250명이 넘는 직원에다가 매출 2,000억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설립 14년 만에 여행시장 4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행박사는 지난 2008년, 리먼 사태의 여파로 큰 어려움에 쳐하게 된다. 여행박사의 모회사가 외국에서 빌린 2000만 달러가 화근이 되어 환율이 지나치게 부담이 되면서 여행박사도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23억 원의 돈을 모아 여행박사를 재창업 했다. 연봉 1원 계약도 그때 했다. 이를 계기로 창업주 신창연은 오늘의 여행박사가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직원’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래서 여행박사는 고객을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직원을 위한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여행박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직원 복지다. 여행박사는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도 유명하지만 퇴사하고 싶지 않은 회사,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 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정년 또한 없기 때문에 퇴직 시기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여행박사는 35가지 복지제도를 가진 꿈의 직장이다. 입사지원서에는 학력과 출신지를 못 쓴다. 흡연자는 뽑지 않는다. 자율 출근제에다가 마라톤에 참여하여 기록 달성 시 주는 포상제도가 있다. 학업을 지속하는 직원들에게는 학비를 지원한다. 그러나 졸업하지 못하면 이미 지원한 학비는 월급에서 공제한다. 병원비는 본인과 직계가족에 대해 1년에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한 무료 사택 지원, 사내결혼 지원, 가족동반 해외 워크숍, 성형수술, 치아교정 등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비 지원 등 믿기 힘들만큼 다양한 복지제도들이 있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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