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삶
베푸는 삶
  • 경남일보
  • 승인 2015.07.07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영주 (마산문화원장)
임영주
사우디아라비아 알 왈리드 왕자가 전 재산 약 36조 원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해 지구촌의 화제가 되고 있다. 알 왈리드 왕자는 세계 34위의 부자로 30여년 전부터 자선사업을 해왔으며 이미 3조9000억 원을 기부해 왔기에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기부에 관하여는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를 빼놓을 수 없다. 사회적 비난을 받으면서 세계적 갑부가 된 그는 55세 때 불치병으로 1년의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다. 투병 중인 록펠러는 선행의 길로 들어서면서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며, 장학사업과 자선사업에 정열을 쏟으면서 98세까지 장수했다. 그는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 43년은 참된 행복과 기쁨 속에서 살았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미국의 거액 기부자는 그 외에도 카네기, 헨리 포드, 워런 버핏 등으로 이어지면서 자선기부가 미국 사회의 전통이 되고 있다. 카네기는 베푸는 삶의 기쁨을 알고부터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면서 대부분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재난이 있거나 연말 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있지만 베푸는 삶에는 경주 최 부자 이야기가 단연 으뜸이다. 최 부자는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원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었던 것이다.

선행을 베풀기도 어렵지만 혜택 받는 사람들의 자존심도 중요하다. 전남 구례 운조루에 가면 지혜롭게 베풀어 준 상징물이 있다. 이곳에는 쌀뒤주가 있으며 뒤주 마개에 누구나 쌀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으로 타인능해(他人能解)라고 써 놓았다. 쌀을 가득 채워 놓고 가난한 사람들이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구상 60억 인구 중에서 20%에 해당하는 12억 인구가 절대 빈곤층으로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빈곤의 퇴치는 가진 자의 베푸는 삶에서 출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국내 나눔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54.6%가 기부확산을 위해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베푸는 일은 자기의 위치에서 적당한 크기로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물을 지키는 일에 몰두하고 베푸는 일에 인색하다. ‘쓸 수 있는 돈을 가진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바르게 쓰는 법까지 알고 있으면 더욱 좋다’는 유태인의 속담이 생각난다.
 
임영주 (마산문화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