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글로벌스탠다드가 필요하다
[경일시론] 글로벌스탠다드가 필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7.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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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수필가)
정보통신의 발달은 글로벌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곧바로 체질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글로벌스탠다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강국에 오르면서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 부작용의 하나가 무분별한 외래종의 유입이다.

최근 강원도 횡성의 한 저수지에서 아마존의 식인물고기인 피라냐와 레드파쿠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누군가가 관상용으로 기르다 몰래 저수지에 버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파장은 심각하다. 만약 강으로 흘러든다면 생태계뿐만아니라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고 수입이 가능한데서 비롯된 문제이다. 비슷한 사례는 낙동강과 그 지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트리아라는 번식력이 강한 이 동물은 강속의 물고기와 식물의 뿌리를 마구 먹어 치운다. 1년에 세차례나 번식을 해 개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종의 침입은 더욱 심각하다. 제주 앞바다에 나타난 독성문어는 열대성 어류이다. 난류를 타고 영역을 한반도까지 넓힌 사례이다. 독성해파리와 난대성 상어도 바캉스철 해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다생물이 됐고, 어장을 망치는 침입자로 어민들을 괴롭힌다. 글로벌시대, 종의 다양성은 이제 인위적으로는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반면 이 땅의 토종은 점차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제주도의 한라산은 종의 순수성을 잃은지 오래이고, 민족의 영산 지리산도 외래종의 침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보기 좋은 관상용 동식물과 기르기 편하고 수익성이 높은 동식물의 무차별적인 수입이 낳은 부작용이다. 이미 수많은 토종이 외래종에게 자리를 내주고 사라지거나 지금도 사라져 가고 있다. 종자은행에서나 볼 수 있거나 이미 국내에서는 멸종돼 미국의 연구기관에 애걸하여 간신히 종자를 구할 수 있는 토종도 부지기수이다. 모두가 글로벌시대가 낳은 부작용이다.

글로벌화는 동식물은 물론 인적교류에서도 빠르게 이행되고 있다. 행자부에서 실시한 2015년 외국인 주민현황조사에 따르면 경남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주로 창원, 김해, 거제 등 공업이 발달한 지역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값싼 노동력 수입이 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농촌지역에도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가정이 크게 늘어나 다인종시대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동식물의 귀화에 못지않게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김해에서 적발된 신종마약사범은 주로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애용되고 있는 것으로, 이미 그 수요가 광범위하게 퍼져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밀입국자들의 노동시장 잠식과 그로 인한 노사문제, 사회적 부담은 이미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글로벌화는 막을 수 없는 추세이자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이대로 두면 생태계나 다민족·다문화로 인한 인간사회에도 걷잡을 수 없는 파괴가 뒤따를 것이 자명하다. 대부분의 나라가 물밀듯 들어오는 외세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해 사회적 문제를 야기,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스탠다드를 만드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잠식되기 전에, 통제가 가능한 스탠다드로 종의 순수성을 지키고 사회의 미풍양속도 지키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이는 순혈주의나 국수주의와는 엄격히 구분되는 최소한의 자구책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수필가) 경일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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