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엑설런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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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5.07.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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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지 (경상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최강지
작년에 두 명의 이탈리아 친구를 연주를 위해 초청해온 적이 있다.한 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였고, 다른 한 명은 컴퓨터를 전공한 친구였다. 그 중 컴퓨터를 전공한 친구는 음악보다는 우리나라의 각종 IT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관광을 했다. 그리고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날, 그 친구는 내게 말했다. 자기 생각에는 한국이 이탈리아보다 모든 시스템이 20년은 앞선 것 같다고 말이다.

비슷한 예는 독일 유학시절에도 있었다. 필자는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교회를 나갔는데, 한국으로 귀국할 한 학생이 세탁기를 무료나눔하고 싶다는 광고를 하던 중이었다. 내용은 1974년에 독일 A사에서 만든 드럼세탁기 제품이며 탈수 및 건조까지 34년이 지난 지금에도 작동돼 잘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 광고를 듣고 필자는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탈수기조차 없던 시절에 이미 독일 사람들은 탈수에 건조까지 되는 세탁기를 쓰고 살았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연신 역시 독일 가전제품이 세계 최고제품이라고 입을 모았고, 갓 유학 온 학생이 그 세탁기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필자가 받았던 충격은 그로부터 1년 뒤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으로 바뀌었다. 독일에는 자툰(Saturn)이라는 큰 가전제품 매장이 있는데, 필자가 유학을 갓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이 매장에서 한국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2006년 이후로는 가장 잘 보이는 고가제품 진열대에 우리나라에서 만든 세탁기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가전제품을 제일 잘 만든다던 독일의 가전제품 매장에서 최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 민족이 얼마나 저력이 있고 우수한 민족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지난 일요일 이탈리아의 대표적 휴양도시 코모(Como) 뮤직 페스티벌에서 롯시니의 오페라 결혼 계약서(La cambiale di matrimonio)라는 작품의 주역을 맡아서 공연했다. 30여년 전 오페라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났던 우리의 많은 음악 선배님들이 지금과 같은 음악적 토양을 개척해 오늘날 많은 오페라 무대에서 한국사람들이 주인공을 맡고, 유럽 혹은 미국 사람들이 조역을 맡아 공연하는 일은 이제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 됐다. 이제는 어글리 코리아가 아닌 엑설런트 코리아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우리 스스로의 저력을 우리 삶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내기를 기대해 본다.
 
최강지 (경상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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