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늘 통한다
진심은 늘 통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7.1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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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지 (경상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최강지
필자는 지난주에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에 데뷔를 했다. 공연했던 오페라는 ‘결혼 서약(La cambiale di matrimonio)’이라는 작품으로 롯시니의 첫 오페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나이 방년 18세에 쓴 작품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공연되지 않아서 관객들이 접해 볼 기회가 많지 않고, 필자도 처음 해본 오페라인지라 작품을 분석하고 공부하는데 애를 먹은 작품이다보니 공연 후에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했다.

이 작품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희극 오페라의 전형적인 스토리인 완고한 밀(Mill)로부터 결혼을 강요당하는 그의 딸 판니(Fanny)가 몰래 사랑하는 연인 에두아르도(Edoardo)와 온갖 기지를 발휘해 아버지가 정해준 약혼자와 결혼하지 않고 사랑하는 이와 결혼에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필자가 맡은 역할은 바로 아버지가 정해준 약혼자 슬룩(Slook)이라는 인물로 그는 캐나다에서 온 거상이고 거부이다. 슬룩은 아버지로부터 사업상의 이유로 결혼을 약속받은 밀의 딸 판니를 보고 한눈에 반해 바로 청혼한다. 하지만 판니는 그 청혼을 거절하고 그녀의 아버지인 밀의 강요로 슬룩과 결혼 서약서를 작성한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녀의 애인인 에두아르도 또한 슬룩에게 두 사람의 사랑을 이유로 그녀는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진심을 다해 설득한다. 슬룩은 누군가의 강요로 결혼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고, 어느 누구도 그것을 강요할 수 없다며 아메리카식 사고방식을 그녀에게 가르친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에 감동해 오히려 그녀의 애인인 에두아르도의 후견인이 돼 주고, 두 사람의 결혼을 성사시킨다는 이야기이다.

이 오페라를 통해 우리는 용기 있는 결정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진심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통해 왔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배울 수 있다. 필자는 이 오페라를 통해 밀과 같은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내 주장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교수로서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또 의견을 잘 경청해 왔는지 되돌아볼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어려움을 당하곤 한다.하지만 우리의 용기 있는 결정과 진심을 다하는 자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어려움을 멋지게 역전시킬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최강지 (경상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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