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은 힘찬 삶을 위한 투자이다
쉼은 힘찬 삶을 위한 투자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7.28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강지 (경상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최강지
필자는 한국에서 음대를 졸업한 후 지난 2003년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공부한 도시는 데트몰트라는 독일의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다. 이곳은 노년을 보내기 위한 많은 연금 생활자들이 찾아온다. 왜냐하면 조용하고 곳곳에 숲이 있어 사색하고 산책하기에 최적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인구 3만 명 남짓의 작은 도시에 한때 유럽 3대 음대를 자랑하던 데트몰트 국립음악대학이 있는 것은 조금 이상한 일일 수도 있으나 세계 2차대전 당시 폭격을 당하지 않을 정도로 작은 도시였기에 음악학교가 문을 닫지 않아 전후 수많은 음악도들이 이곳에서 공부를 했고 또 훌륭한 음악가들이 많이 배출됐다. 한때는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 중 절반 이상이 데트몰트 음악대학 출신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친 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독일의 대도시마다 음악대학이 있고 또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많은 학생들이 대도시를 선호하지만, 데트몰트라가 음악공부를 하기 위한 최적의 도시라 생각한다. 필자는 데트몰트에서 우리나라 석사과정에 해당되는 디플롬 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준하는 콘체르트 엑자멘 과정을 쾰른에서 공부했다. 쾰른은 데트몰트에 비해 교통이나 환경, 그리고 각종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져 있는 도시이다. 재미난 것은 쾰른 국립음악대학은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정문 앞에 ‘도레미’라는 간판의 한국 분식점이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많은 한국 유학생들은 이곳에서 고국의 음식을 먹으며 향수를 달래곤 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공부한 두 도시 중 데트몰트라는 나에게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이요, 또 수많은 사색과 음악적 영감을 얻은 곳이기에 필자에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유럽에서 보내는 휴가 중 오랜 시간을 데트몰트에 머물며 많은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그동안의 일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은 살면서 많은 일을 경험하고 많은 곳을 가보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충전을 위해 휴가를 즐기기도 한다. 혹자는 빈둥거림 속에서 창조가 발생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에게 몸과 마음의 쉼을 주는 휴식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일만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이때에 우리 모두 몸과 마음의 안식을 주는 장소를 찾아 멋진 휴가를 보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한다.
최강지 (경상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