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자살, 치명적인 국가적 손실
[특별기고] 자살, 치명적인 국가적 손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8.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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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이후 근대 서구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 등 급속히 진행되는 사회 경제적 변화는 낙오, 도태, 패배의식과 같은 부정적 심리상태를 유발하고 이로 인하여 극단적인 심리적 공황상태에서 우울증, 각종 중독과 같은 정신질환의 증가와 함께 자살, 타살과 같은 인명경시 풍토가 사회적 문제로 급격히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하루 평균 40여명이 자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10~30대에서는 여전히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것으로 확인됐다. 왕성한 생산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젊은이들이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자살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국가발전에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건강수명, 인구수, 생산성 감소 등의 국가적 손실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국가적 손실 이전에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아픔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자살은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들에게 고통을 주고 사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자살예방을 위한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세계 자살방지의 날을 제정·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살률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자살 원인 중 대부분은 사회에서 내몰림 당함으로 자존감을 상실하고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 성장률로 60여년 만에 세계 11위(GDP 기준) 경제대국의 쾌거를 이뤘다. 그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와 경쟁하고 상대를 짓눌러야 했고, 그로 인해 도태된 사람들은 패배의식과 외로움 속에 스스로를 질책했을 것이다. 이를 겪어온 우리 사회는 과다 경쟁하며 개개인에게 무관심해졌으며, 그 결과 자살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대두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1980년대 초반, 소방에 입문해 지금까지 수많은 변화를 몸소 체험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때는 손으로 한자 한자 써 내려가던 문서들이 이제 컴퓨터가 대신하게 됐고, 대부분 단칸방에서 한 가족이 엉겨 잠을 잤으나 이제는 일인 일실 시대를 맞았다. 또한 백 가구에 1대꼴이던 텔레비전이 이제는 한 가구에 2대꼴이 됐으며, 누구나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시대를 맞았다. 그야말로 눈부신 경제성장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성장과 함께 우리들의 정신건강도 함께 풍요로워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소방관으로 생활한 30여년 간 수많은 현장에서 가슴 아픈 사고를 직접 경험했으나, 언제부턴가 자살로 인한 구조·구급출동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현실에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화합을 위한 의식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

자살은 외로움 끝에 내려지는 최후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직장과 가정에서 서로에게 따듯한 관심과 진심 어린 말 한마디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노완현 (창원소방서장) 특별기고

노완현 창원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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