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대산면민 “지역개발 막는 규제 풀어달라”

창원시내 도·농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산면민들이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풀어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산면은 전체 면적의 70%가 농지일 정도로 들이 넓다. 낙동강이 가깝고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가 옆에 있어 농업용수를 끌어오기도 쉬워 농사 짓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이 때문에 창원시 읍·면·동 가운데 지금도 가장 넓은 농지면적을 자랑한다. 창원시 전체 농업진흥지역 6616㏊ 가운데 대산면이 2119㏊나 차지한다.

그러나 이런 자연조건이 오히려 대산면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면민들은 주장했다. 농업진흥지역은 우량 농지를 보전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농사용 외에는 다른 용도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준공인가가 난 창원일반산업단지(대산면 가술리) 역시 농업진흥지역이 많아 창원시가 처음 계획했던 면적보다 규모가 대폭 줄어 완공됐다.

규제는 이뿐이 아니다.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와 가까운 곳은 공장이나 비닐하우스 등을 설치하려 해도 철새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환경 검토를 해야 한다.

낙동강 상수도 취수원과 가까운 대산면 일부지역은 불과 몇년전까지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시설을 건립할 수 없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정부가 2011년 상수도 보호구역 거리제한을 철폐했지만 아직까지 공해배출 가능성이 있는 공장 건립에는 제약이 따른다.

최근 조성이 끝난 창원일반산업단지에 기업체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때문에 단지 주변에 기숙사, 원룸은 물론이고 음식점 건물을 짓기가 사실상 어렵다.

직원들은 아파트 단지, 음식점, 슈퍼마켓 등이 많은 김해시 진영읍에 집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

각종 규제로 개발이 더디다 보니 대산면내 아파트는 1994년 건립한 해강아파트 1동(15층 120가구) 밖에 없다. 정의일 조합장은 “주택이나 변변한 상업시설이 없는 대산면은 밤만 되면 사람 발길이 뚝 끊긴다”며 “대산면민들은 여전히 1980년대에 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관 대산면 가촌마을 이장은 “규제를 전부 풀어달라는 말은 아니다”며 “산업단지 직원들이 대산면에 정주할 수 있게끔 주거공간, 편의시설을 지을 수 있을 정도의 규제만 해소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몇몇 주민들은 차라리 김해시에 편입하자는 말까지 한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창원시는 규제를 풀어달라는 대산면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택지 조성을 포함한 개발계획 용역을 수립하겠다는 대책을 최근 내놨다.

또 올 하반기 ‘2020 창원도시관리계획 재정비’ 고시를 앞두고 대산면내 일부 지역은 국도 25호선을 따라 상업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농업진흥지역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관리계획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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