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이어 '양심 의술' 펼치는 밀양 남산치과
3대 이어 '양심 의술' 펼치는 밀양 남산치과
  • 양철우
  • 승인 2015.10.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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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잇는사람들] 할아버지·아버지 이은 김지희 원장
 
남산치과 2대 김병곤 원장(오른쪽)과 김지희 원장


3대를 이어 양심적 의술펼치는 밀양 남산치과

밀양시 내이동 남산치과 김병곤(66) 원장은 요즘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40여년간 아버지가 지켰던 자리를 자신이 뒤를 이어 30년간 지켰고, 또 올해 1월엔 그 자리를 딸에게 물려줘 3대째 가업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딸과 함께 환자들을 문진하고 진료를 하면서 세대를 넘나드는 소통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는 일들도 김 원장에게는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되고 있다.

밀양의 남산치과는 이처럼 아버지에서부터 딸에게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같은 병원에서 운영하는 흔치 않는 치과가 됐다.

◇아버지 김찬구 원장의 지역사랑=사실 남산치과는 뛰어난 손재주가 대물림 되고 있는 밀양에서는 살아 있는 역사나 다름없다.

일본에서 치과의술을 수학한 부친 김찬구(1920~1997) 원장이 1947년 12월에 내일동 630-2번지에서 문을 열었다.

올 1월에는 내일동 70년 역사를 뒤로하고 내이동 밀양대로 1936-1번지에 현대식 건물과 시설을 갖추고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남산치과의 남산이라는 명칭은 아버지 김찬구 원장의 호에서 땄다.

당시 변변한 치과하나 없던 밀양에서 김찬구 원장이 일본에서 터득한 치과의술은 지역주민들에게는 하나의 혜택 이었다.

김찬구 원장은 교통편이 그리 많지 않거나 없는 시절이다 보니 오토바이 하나로 자신의 의술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구석 구석까지 달려갔다.

치료비는 추수가 끝나면 받기로 하고 썩은 이빨을 일명 산뿌라(산플라티나)와 틀니도 해주고, 구강염도 치료 해줬다.

김찬구 원장의 뛰어난 손재주에서 만들어진 보철들은 신뢰를 얻었다.

그래서 김찬구 원장은 1974년 한지치과의사면허증을 획득했다.

김병곤 원장은 “아버지는 정말 손재주가 뛰어난 분이었다. 당시 소련제 오토바이나 125cc 오토바이는 직접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을 정도로 손재주나 머리가 뛰어났다”고 회상했다. 옆에 있던 김 원장의 아내 김향순 여사는 “3남3녀(김 원장의 형제)를 모두 서울에 대학을 보냈는데, 어려운 사람들 외상으로 치료해주시고 돈도 받지 못하고 하시니 시어머니께서 자식 교육시키는데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시어머니께서 항상 서울에 땅 한 평이라도 있으면 직접 블록으로 집을 지어 공부를 시킬 수 있었을 덴데”라고 가끔 탄식 하셨다고 말을 보탰다.

그러나 “시아버님은 카톨릭 신자였던 며느리에게 종교의 자유를 줄 만큼 현대적이었고 보수적이지 않았다”고 말을 이었다.

◇아버지 외상 수금이 첫 업무였던 김병곤 원장=경희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군의관 생활을 하다 1984년 낙향한 김 원장은 아내 김 여사와 함께 아버지가 깔아 놓은 외상 수금이 첫 임무였다. 추수 후 갚겠다던 외상 진료비 수금은 대부분 어려운 형편들이라 수월한 일이 아니었다. 이때부터 김 원장은 생각을 달리했다. “고향에서 돈을 벌겠다는 대신 ‘양심’으로 환자들을 대하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긴 원장의 문진은 깐깐하다. 과잉진료가 없다. 30년을 남산치과 의사로서 지켜본 아내 김 여사는 “고지식해서 오직 한 길만을 걸어와 돈을 잘 모른다. 아버님과 똑 같았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어려서 보고 듣고 놀던 자리가 항상 아버지 치과다 보니 자연스럽게 치과대학을 갔다.

2007년 경북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지역 치과병원에서 치과의사 생활을 하다 올해 1월부터 3대째 남산치과를 무려받은 된 김지희(36) 원장도 치대를 택한 이유가 아버지와 똑 같다. 부전여전이다.

할아버지의 손재주를 아버지에 이어 고스란히 물려 받은 김 원장은 “고향을 지키며 부담없는 치과주치의가 되겠다”며 남산치과의 미래를 설계했다.

이어 “할아버지에게 치료받은 환자들이 아직까지 방문을 하신다. 그들을 대할 때 마다 아버지의 양심을 꼭 지키는 의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두 손을 꼭 쥐었다. 양철우기자 myang@gnnews.co.kr


 
남산치과가 내일동 70년 역사를 뒤로하고 올해 1월께 내이동으로 이전해 3대 김지희 원장이 대를 잇게 됐다.

[대를 잇는 사람들] 밀양 남산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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