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하는 계절
사유(思惟)하는 계절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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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다. 산과 들이 형형색색으로 곱게 물들어 사람들을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화려한 자연속으로 불러들인다. 가을걷이로 겨울을 갈무리한 여유마저 생겨 단풍여행이 한창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다. 지인들끼리 좋은 책을 추천하고 돌려보는 재미는 가을여행 못지않다. 책속으로의 여행이다. 책속으로의 여행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혼자만으로도 작가와 교감하며 감동하고 때론 비판한다. 경험하지 않아도 작가의 표현만으로도 충분히 느끼고 교감할 수 있다. 독서의 묘미이다. 이 여행은 시공(時空)을 초월한다.

▶지인이 보내온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의 다뉴브를 읽으며 중세 이후 중유럽과 다뉴브강으로 긴 시간여행을 즐기고 있다. 유려한 문체와 해박한 지식, 다뉴브강을 끼고 있는 도시와 나라의 역사, 인문을 날카롭고 이성적으로 분석한 내용에 빠져들면서 ‘경계의 정체성’을 가장 잘 구현한 작가라는 평가에 깊이 공감한다. 지금 나는 이탈리아의 역사학자와 시공을 초월한 교감을 하고 있다.

▶이 계절의 여행은 현실이든 책속으로의 여행이든 사유(思惟)를 동반한다. 계절이 주는 정서이다. 초록이 지쳐 단풍으로 물들고 이내 낙엽되어 땅바닥에 뒹구는 자연의 섭리가 사람들을 깊은 내면으로 잦아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유는 사람을 한층 성숙하게 단련한다. 이래저래 가을은 사유의 계절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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