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불꺼진 항구 삼천포 살릴 거대사업이 온다, 착실히 준비하자
[현장칼럼] 불꺼진 항구 삼천포 살릴 거대사업이 온다, 착실히 준비하자
  • 이웅재
  • 승인 2015.11.05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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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 (지역부 차장)
이웅재기자
“살다 살다 이렇게 어려운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 언제 쯤이면 경기가 풀리겠습니까.” 취재차 지역사회 곳곳을 다닐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시민들의 푸념이 어쩌면 이렇게 한결같을까. 팍팍한 살림살이에 지쳐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시가지 공동화가 고착화된 작금의 상황을 타파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이런 현실에 지친 시민들은 사천바다케이블카란 신상품에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하고 보란 재촉의 기저를 살펴보면 ‘얼어죽으나 쪄 죽으나 매한가지, 뭐든 해보기라도 하자’는 심리가 깔려 있다.

사실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업은 현 시점에서 볼 때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너무 많다. 모든 것에 우선해 명확해야 할 투자규모조차 불투명하다. 입안 당시 300억원의 사업비가 400억원이 되고, 이제는 9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예산 중 국·도비 비중이 얼마인지, 부대사업은 어느 정도 규모로 몇 단계에 걸쳐 추진하는 것이 타당한지 등 정말 중요한 부분은 도외시한 채 착공시기 따지다가 허송세월했다. 현실적으로 착공 시기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의문이다. 실제 사천시 도시계획을 보면 금만 그어놓고 수십년 동안 미뤄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이 수두룩하다.

의사들과 이야기할 때 종종 듣는 말이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적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심각한 질환의 중환자는 치료전 기본체력 회복이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아파도 너무 아픈, 손댈 곳이 너무 많은 중환자 신세의 불꺼진 항구 삼천포지역이 새겨야 할 말이다.

사천시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부는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일대 27만여평의 부지에 설비용량 1040MW급 발전설비 2기 건설을 승인 고시했다. 4조5300억원의 거대사업이 목전에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사천시와 지역민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손 놓고 관망하고 있다. 치밀히 준비해도 모자랄 판에 ‘먼저 지원법을 바꾸고 사업하라’는 등의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은 문제로 실익 거둘 시기를 지연시키는 형국이 안타깝다.

2021년 4월 준공예정인 이 사업에는 연인원 200만명, 공사기간 5년 동안 1000만명의 인력이 투입될 전망이다. 완공 후 지역민 고용도 기대된다. 협력업체 포함 600여명 규모다. 현 삼천포화력을 기준으로 하면 본사는 5~10% 가산점이고, 협력업체는 지역민 고용이 90% 정도의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 경험치로 볼 때 공사참여 인원의 소비성은 매우 높다. 삼천포지역이 호황을 누렸던 삼천포화력 공사가 한창이던 80년대 초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는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물실호기라 했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지만 와도 준비없이 얻는 것은 적다. 발전소주변지원법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근거인 ‘행정구역만 고성이지 삼천포에서 생활한다’는 논쟁과는 별개로 ‘공사기간 어떻게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각오와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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