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 시인 등단 12년 만에 결실 펴내
주강홍 시인 등단 12년 만에 결실 펴내
  • 곽동민
  • 승인 2015.11.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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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망치가 못을 그리워할 때’ 발간
등단 12년 만에 처음으로 시집이 나왔다. 참으로 오랜 인고의 시간이다. 그만큼 시가 주는 향기가 더욱 짙다.

시집의 제목이 ‘망치가 못을 그리워할 때’다. 시인 자신의 생업과 깊은 연계가 있는 제목이라 짐작된다. 저 높이 이성과 감성의 꼭대기에서 써내려온 시가 아닌 삶의 치열한 현장 속에 녹아든 자아성찰의 고백이다.

전 진주문인협회 회장이자 현재 경남문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주강홍 시인이 2003년 ‘문학과 경계’ 신인상을 수상한지 12년 만에 첫 시집을 발간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자신의 삶인 건설 현장과 인간관계, 종교적 초월까지 인간이 살아가며 마주치게 되는 인생의 조각들을 사색과 성찰의 언어로 녹여내고 있다. 사람 냄새와 왁자지껄한 생활의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시의 숲을 만들어낸 시인을 보며 독자는 나와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한 시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살면서 잊고 살았던 것들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건설현장의 이야기만 담은 것이 아니다.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과 이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나보내 드리겠다는 결심을 담은 ‘단축 3번’과 ‘유등’이라는 시를 통해서는 비록 유등은 물결위에 흔들리지만 창호지 안의 불심은 뜨겁기 그지 없다며 종교적 초월을 노래한다.

또 기발한 시적 상상력으로 독자에게 시를 읽는 심미적 즐거움도 선사한다.

<묵은 상처를 지우고/ 저 깊은 속살로 다시 해야지/ 안으로/ 안으로/ 그리고 가볍게 당겨서/ 송진내 상큼한 맨살을 만나야지 ‘대패질’ 부분>

인생의 진리 한 귀퉁이를 글로 풀어낸 시인이지만 그 스스로는 한 없이 모자라다 고백하고 있다.

시인은 권두언에서 “나는 벽을 쌓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다. 늘 쌓은 벽에 갇히는 자기모순과 또 그 벽을 허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안타까움을 반복하며 살았다. 문학과 현실과의 괴리는 언제나 두터웠다. 넘기 힘든 고통의 과정도 많이 겪었다. 모질게 그 벽을 부수고 시집을 낸다. 그러나 또 어느새 벽에 갇힐 것을 안다. 벽 속의 새는 가다듬고 연습을 해도 발성이 서툴다”라고 말한다.

한편 주강홍 시인은 1953년 통영에서 태어나 경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문학과경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진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경남문인협회 부회장,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진주문학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남일보’ 경일시단에 평설을 연재하고 있다.

망치가 못을 그리워할때(시인동네). 118쪽. 9000원.


곽동민기자 dmkwak@gnnews.co.kr



 
망치가 못을 그리워할 때

주강홍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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