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송년문화
성숙한 송년문화
  • 경남일보
  • 승인 2015.12.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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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한철수
12월은 송년의 달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친구와의 모임을 비롯 직장은 직장대로 송년회로 다들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송년회의 뜻은 한 해를 정리하고 보내자라는 뜻으로 한 해를 잊자는 망년회와는 격이 다르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과 맥을 같이한다.

연말이면 각종 술자리로 공사다망한 것을 마치 사회적 지위와 연관 짓던 시대도 갔다. 송연회의 유형도 술자리 일색에서 문화관람형을 비롯 이색적인 이벤트 시연형, 체험형, 봉사형 등으로 다양해져가고 있다.

특히 단순히 먹고 마시는 모임 위주에서 단체로 영화감상이나 연극, 뮤지컬을 관람하는 등 보고 즐기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이제는 봉사형을 비롯 재능기부 형식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모임이나 직장도 늘고 있다.

필자도 몇 해 전부터 12월이면 송연회식을 대신해 기부형 송년회를 유도하고 있다. 직원들 개개인에게 1인당 5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 뒤 자신의 자유의지로 양로원이나 경로당 어디든 기부행위를 하도록 한 뒤 보람과 느낌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어떤 직원은 학용품을 구입해 방과 후 교실을 찾는가 하면 또 다른 직원은 라면을 사서 고향 어르신을 찾기도 했다. 또 몇몇이 힘을 모아 자신들의 용접기술을 이용해 이웃집 낡은 철제대문을 고쳐주기도 하는 등 소위 재능기부를 실천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자신의 자유의지로 ‘작은 기부’를 실천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직원은 우리 이웃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웃 회사들도 경쟁적으로 부서별로 색다른 송년모임을 기획하고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로 삼고 있다. 모 회사에서는 영업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재능기부와 체험형 송년모임을 현지에서 가짐으로써 회사의 이미지 제고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살리고 있다.

송년문화가 개인들의 모임에서 팀 위주로, 개인만족에서 집단만족으로, 소비에서 투자로 이어져 생산성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송년문화의 성숙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12월은 지나온 날을 반추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사유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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