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네트워크]대학 조별과제가 그려낸 풍경
[시민네트워크]대학 조별과제가 그려낸 풍경
  • 김영훈
  • 승인 2015.12.1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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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팀워크(teamwork)’가 중요해짐에 따라 대학 내 교육에서도 학생 간의 의사소통과 리더십, 책임감과 같은 소양을 필요로 하는 ‘조별 과제’의 비중이 늘고 있다. 그러나 중·고등학생 시절 수업 중심의 학습과 야간 자율 학습 등에 익숙해진 채로 대학에 입학한 현재의 학부생들에게 과제를 위해 다른 이들과 힘을 합하는 일은 어색하기 그지없다. 대학의 조별 과제가 그려 내는 풍경을 담아 봤다.


◇조별 과제, 왜 해야 해?

김재영(인문대 한문학과 4) 학생은 조별 과제를 하면서 자신의 조에 편성된 학생들이 ‘얌체’같이 느껴졌다고 한다. 역할을 분담하면서 서로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조별 과제를 하면서 서로 협력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제출하길 원하는 교수님의 기대에 부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권태훈(공과대 전자공학과 4) 학생은 조별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그는 친하지 않은 조원들과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만약 마음에 맞는 학생들과 함께 과제를 진행했다면 더 쉽게 과제를 수행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한다.

개인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과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과제와 달리 ‘조별 과제’는 과제 수행자들 간의 친숙함이나 의사소통, 책임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과제의 성과나 만족감에 있어 변수가 많다. 이러한 조별 과제를 ‘내 주는’ 입장은 어떨까?

이에 대해 박재영(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혼자의 힘으로 해내기 힘든 조별 과제는 학생들의 역할분담으로 협동심을 기르고 동시에 창의력도 길러줄 수 있다”며 “학생들이 강의에 조금 더 흥미를 느끼고 참여할 기회를 주기 위해 조별 과제를 내준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정훈(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조별 과제를 부여하는 이유에 대해 “혼자 수행하는 과제보다 조별 과제가 더욱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조별로 생각을 공유하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유와 협동, 그리고 역할분담

이처럼 조별 과제는 적절한 역할분담과 협동심, 그리고 조 구성원 간의 생각 공유에서 비롯되는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11월 27일 우리 대학 학부생 106명을 대상으로 조별 과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94.3%(100명)가 ‘조별 과제를 해본 경험’이 있었으며, ‘조별 과제의 과정 및 결과에 만족’하는 응답자는 63%(6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주현(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 1) 학생은 “전공 과목에서 조별 과제를 했는데, 전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 의견을 많이 나누게 돼서 혼자 할 때보다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별 과제의 어려움’에 대한 물음 가운데 35%(35명)가 ‘조원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꼽은 만큼 많은 이들이 조별 과제에서 적극적인 팀플레이(team play)를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김주예(농업생명과학대 환경산림과학부 1) 학생은 “혼자서 공부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조별 과제를 진행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시민네트워크] 정우현·안지산 경상대학생수습기자

 
▲ 경상대학교 학생들이 조별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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