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12월은 회안과 진실을 만나며
[월요단상] 12월은 회안과 진실을 만나며
  • 경남일보
  • 승인 2015.12.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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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한해의 마지막 달 12월이다. 12월은 자신을 엄준히 바라보며 마음의 바탕을 자극하여 원래의 모습을 찾게 하고 자신과의 결의를 더 굳게 다지는 달이기도 하다. 옷을 벗은 채 서 있는 저 나무의 진실무위(眞實無僞)와 만나 우리에겐 무엇이 올바르지 못한 삶이였고 또 무엇이 해답인지 숨어있는 자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시력을 지니게 되는 것도 12월이다. 그래서 한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과거의 쓰디쓴 경험을 통해 누구나 넓은 마음과 깊은 눈길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얼마나 많은 거짓을 만들며 살아가는가? 옳지 못하다는 걸 알면서도 옳은 것인 양 믿으려 하고, 때로는 속아주며 실제보다는 다르게 생각하면서 사는 게 우리의 삶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세상이 참모습을 보이는 계절이며, 거짓을 벗어버리고 발가벗은 몸으로 서 있는 겨울나무의 본모습을 보아라. 거짓이 언제 있었냐는 듯 초라하고 외롭게 보일지라도 오직 진실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모름지기 자신의 존재와 참모습의 진실을 찾아내기란 어려운 일이며 또한 가슴속의 진실을 유지한다는 것 역시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요즘 같은 겨울철엔, 더구나 성탄절이 있는 한해의 마지막 달엔 모든 영혼들이 조금만 더 자신에게 정직하고 꾸밈이 없는 표현으로 참되고 거짓이 없다면, 비로소 뼛속으로 찬바람이 파고드는 나이일지라도 아름답게 익어가는 자신을 여려 가지 감회로 느낄 수 있다.

한해가 저물고 있는 지금, 남들이 볼 수 없고 느끼지 못하는 사소한 것들에도 행복할 수 있길 바라자. 한해의 끝에 이르러 표현 못할 감회에도 고마움을 나타내고, 새해부터는 작고도 하찮은 것들에 가슴 저리는 고마움까지 갖도록 하자. 마음이 바르고 올바른 생활에 성실하면 어찌 그 인생도 참되지 않으랴. 자기에게 맞는 진정으로 귀중한 것을 찾아내어 오직 자신만의 행동으로 행복과 또 고마움으로 채워가며 진실한 삶이 될 수 있길 바라자.

우리가 남에게 아픔과 괴로움을 줘서도 아니 되는 건, 인생에는 많은 아픔과 부끄러움이 있다 해도 수치스런 그 자취에 새로운 진실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12월은 잘못을 뉘우치는 계절이면서 인간 본성을 자극하여 발가벗은 진실과 만날 수 있다. 한해를 보내는 우리의 마음속에 보옥(寶玉)의 진의를 비로소 끄집어낼 때 회안과 진실에 대한 모든 것까지 품을 수 있다. 새해의 문을 두드리는 자들이여, 고정관념 깨뜨리는 내일을 열고 모든 발걸음에 진실과 사랑이 어우러지길.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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