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12.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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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발 업계의 큰손’ 송창근 KMK 회장
송창근 KMK 글로벌 스포츠 그룹의 회장은 중학교 때까지 전기가 없는 대전 인근의 시골에서 살았다. 고등학교를 대전에서 다니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좋아해서 영어를 사용하는 일을 하고 싶어 했다. 그는 대학 시절에 학업보다 사회 경험을 쌓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책 외판원을 했는가 하면, 은행 경비, 영어 레슨 등을 하며 사회생활을 경험했다. 송 회장은 1985년 울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부산의 한 신발회사에 우연히 취직하게 됐다. 하지만 3년 반을 다니고 회사가 부도나 실업자가 됐다. 그러자 그는 1988년 홀로 인도네시아로 건너갔다. 단돈 300달러로 무역업을 시작해 1990년 현지 공장을 인수하면서 신발제조업에 뛰어들어 인도네시아 현지 내수 1위 기업으로 일구어 냈다. 그리고 나이키, 컨버스, 헌터부츠 등 세계적인 브랜드화를 생산하며 6개 계열사에 2만여 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이른바 입지전적 CEO가 되었다.

송 회장은 전 세계 3위 신발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 나이키, 컨버스 등 세계적인 브랜드화를 연 3000만 켤레 생산하는 ‘인도네시아의 신발 왕’으로 불린다. 그는 2006년 인도네시아 자체 브랜드 이글(Eagle)도 인수해 현재 3000여 개 매장을 거느린 인도네시아 1위 브랜드로 변모시켰다. KMK는 나이키·컨버스·헌터부츠 등 글로벌 신발 브랜드를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생산·납품해 연매출액이 2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그리고 이 회사 종업원들의 이직률은 현지 업계 최하위권이며 지난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로 꼽혔다. ‘기업은 곧 사람’이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송 회장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CEO가 됐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촉발된 인도네시아 폭동 당시 수많은 신발 공장이 인도네시아를 떠났지만 KMK그룹만은 건재했다.

19년째 종업원들의 가정을 2주에 한 번 방문하고 있다. 종업원 가정을 방문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 마을 주민들의 애환도 듣고 친목도 다진다. 가정 방문 행사는 외환위기 당시 ‘나도 이렇게 어려운데 종업원들은 얼마나 어려울까’ 하는 직원 조사 차원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가정 방문 행사 이외에도 종업원 가족들에게 기부금 전달은 물론 마을 주민을 위한 학교와 종교시설 지원, 고아들의 학비 지원 등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위한 봉사에 힘을 쏟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회사 내 직원 전용 병원 3개와 이·미용실, 그리고 장학재단을 운영하는 등 후생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20년 이상 경영하면서 부도 한 번 맞은 적이 없다”고 한다.

송 회장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당신이 기업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다음과 같이 답한다고 했다. “바로 사람이다. 왜 사람이냐 하면, 사람은 종업원을 말하는 것이고, 종업원은 회사에 자기 인생을 투자한 것이다. 회사에 주주가 투자하는 자금과 비교했을 때, 종업원의 인생 투자는 가장 값어치가 있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들로서 다섯 가지를 꼽는다. 그 첫째는 ‘돈보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가치)’이고, 둘째는 ‘남보다 잘할 수 있는가(역량)이며, 셋째는 ‘열정을 쏟을 수 있는가’이다. 넷째는 ‘즐겁게 할 수 있는가(흥미)’이고, 마지막 다섯째는 ‘꾸준히 할 수 있는가(영속성)’이다.

그가 경영철학에서 강조하는 또 다른 하나는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기브 앤 기브’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최고경영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CEO는 종업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회사를 사랑할 수 있도록 해줘야 된다. CEO는 종업원들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CEO는 종업원의 역량을 발견해 코칭해주고 종업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도덕적 책임이 있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송창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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