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경남 주력 조선·기계산업 활기 되찾아야
새해엔 경남 주력 조선·기계산업 활기 되찾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15.12.3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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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호기심 속에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았다. 2016년은 국운이 변곡점을 맞는 격동의 해다.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의 계절이다. 하나 경제 한파 속에 사회갈등마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경남은 도지사와 교육감의 주민소환제를 두고 회오리바람이 불 것이 우려된다. 여야의 정치갈등이 사회갈등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1위로 2년 연속 꼽혔다. 미국 버지니아대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우리 사회를 정치와 경제 두 갈래 측면에서 국가비상사태로 간주했다. 오죽하면 ‘갈등 공화국’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가 나돌겠는가.

문제는 사회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갈등지수 국제비교 및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사회갈등관리지수는 2011년 기준 0.380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27위다. 급속한 고도성장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계층·세대·지역·이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가 엉망이고 경제가 바닥이니 희망을 찾을 수 없지만 아집만을 내세운 채 정치권의 국민통합의 리더십 노력은 뒷전이 되고 있다.

정치권, 국민통합 노력 뒷전

가계부채가 늘면서 지난 한 해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신조어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대변하는 ‘금수저’·‘흙수저’·‘헬조(Hell)선’이란 신어(新語)가 최고로 유행했다. ‘헬조선’은 청년들이 우리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혹독하고 버거운지를 말해준다. 여기에는 마냥 우스갯소리로만 들을 수 없는 아픔이 있다. 서민층 가정에서 태어나 취업난, 경제불황 등으로 살기 힘든 한국을 ‘지옥’에 빗대 ‘헬조선’이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힘입어 대학입시와 취업을 쉽게 하는 부잣집 아이를 일컫는 ‘금수저’에 빗댄 것이다. 후천적 노력으론 신분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좌절감이 깔려 있다.

37분에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10년이 넘도록 OECD 회원국 최대의 자살률 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우리의 현주소다. 10대 청소년의 자살률과 특히 70대는 10만명 당 91.7명, 80대 이상은 138.1명으로 노인 자살률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졸청년 4명중 1명은 이른바 고용상태도 아니면서 교육·훈련을 받지 않는 무직자를 말하는 ‘니트(NEET)족’으로 나타났다. 언제부터인가 정부인사들마저 경제상황을 불확실성이라고 표현해 왔다. 조선, 기계, 금융 등 기업의 구조조정 칼바람 한파로 임금 근로자나 자영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대표적 체감경기지표인 소비자 심리지수가 바닥을 향해 내려만 가는 이유다. 대처방법도 막연하고 2016년 경기전망 역시 밝지 못하다.

경남 경제의 성장엔진인 거제의 조선과 창원 기계산업은 2015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수렁에 빠진 거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조(兆) 단위 적자를 내면서 경영위기에 빠졌다. 창원국가산업단지로 대표되는 기계산업은 엔화·유로화 약세로 환율 불균형, 최대 소비처인 중국시장의 수요감소 등 대형 악재를 만나 수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두 산업은 내수보다는 해외시장 의존이 훨씬 큰 대표적인 수출형 산업이다.

각계각층도 힘과 지혜를 모아야

지난해의 우울함을 우리 스스로 벗어던지고 함께 나눔과 사랑의 마음으로 병신년의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 원숭이는 서로 어울려 살 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동물이다. 새해는 각계각층에서도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영특함과 총명함을 겸비했다는 붉은원숭이해엔 어떤 희망과 좌절이 우리의 희비를 가를까 설레고 걱정된다. 새해는 낙후지역인 서부대개발과 함께 경남의 주력인 조선과 기계산업이 활기를 되찾는데 도민 모두가 앞장서야 한다. 올해로 창간 107년을 맞는 경남일보도 훌륭하게 재주 부리는 원숭이처럼 열심히 현장을 누비며, 참언론의 사명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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