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곳을 본 식물학자들은 이곳에서는 수년간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런데 이 예측과는 달리 그 이듬해 봄에 어성초라는 식물이 그곳에서 생육하기 시작하였다. 정말 놀랄만한 일이요! 어성초가 일약 스타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 뒤 많은 학자들에 의해 어성초는 뛰어난 해독력과 항균력에 의한 강력한 생명력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그리고 어성초라는 이름은 잎과 줄기의 즙액에서 생선비린내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중앙대사전’에 의하면 즙채, 십약, 중약 등 32개의 이름을 갖고 있으며, 약리작용으로는 이뇨, 진통, 지혈, 조직재생, 혈관 확장 및 지해 작용이 있으며, ‘본초강목’, ‘동의보감’, ‘식물학대사전’에는 매독, 종기, 백독, 치질 및 탈항에 효력이 있고, 특히 중금속의 해독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밝혀진 어성초의 약리작용으로는 첫째 항세균 및 항진균 작용이다. 어성초에 함유된 데카노일아세트알데히라는 물질은 피부의 사상균이나 포도상 구균 및 항산성 세균에 대한 항균력이 높은데, 특히 식중독의 원인균인 포도상 구균에 대한 항균력이 뛰어나 식중독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어성초의 항균력이 설파민의 4만배가 된다는 놀라운 보고도 있다. 또 어성초의 정유 성분 중에는 케톤 및 알데히드 등으로 인해 항바이러스 작용을 한다. 둘째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이다. 어성초의 폴리페놀은 지질의 산화를 억제시키고 암이나 조직의 돌연변이를 유발시키는 자유 라디칼의 소거작용이 강하다. 또 항염증 작용이 뛰어나 면역력을 증강시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활습관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보고에 의하면 염증을 유도한 동물모델에 어성초 추출물을 경구투여하였더니 염증 지표가 되는 성분(TNF-α)과 산화질소의 농도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염증반응에 의한 질병 유발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고 한다. 셋째 이뇨작용을 촉진시킨다. 어성초의 이뇨작용은 칼슘염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일종인 퀘르시트린 그리고 이소퀘르시트린 때문이며, 이외 루틴을 포함한 3, 4-디옥시플라보놀 유도체가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이뇨작용을 도운다. 젠타마이신으로 신장 독성을 유발시킨 동물 모델에 어성초 추출물을 경구투여하였더니 산화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신장 독성을 억제한다는 연구도 있다. 넷째 항암작용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3000년 전부터 민간약으로 어성초를 애용해 왔는데, 특히 폐암 환자를 어성초와 불갑초 등으로 치료한 예가 많다. 기록에 의하면 폐암 중기 환자 38건 중 22건에서 증상이 호전되어 더 이상 암세포가 확산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살모넬라 균주를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로 돌연변이를 유발시킨 후 어성초 녹즙을 주입시킨 결과 돌연변이 방지 효과가 76~98%, 건조시킨 어성초는 86~97%의 항돌연변이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가 있다. 다섯째 면역 활성을 증진시킨다. 주요한 면역세포인 마우스의 대식세포(Raw 264.7 cells)를 이용하여 면역의 염증 매개 인자의 생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결과, 병원체의 증식 억제나 사멸 작용이 있는 산화질소, 대식세포가 다양한 병원체를 공격할 수 있는 과산화수소의 생성을 유의적으로 증가시킨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어성초 추출물이 과잉 염증반응 및 급·만성의 염증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면역기능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여섯째 피부 미용에 좋다. 사람의 피부 각질층은 건강한 상태에서는 15~20%의 수분을 함유하나 10% 이하로 떨어지면 피부가 건조해져서 탄력을 잃고 트러블이 발생하여 거친 피부나 주름살의 원인이 된다. 어성초는 피부의 수분 대사를 개선하고 보습 효과가 있어 피부미용에 유익하다. 근간의 연구에 의하면 피부 각질 형성 세포의 사멸과 더불어 항균작용, 항산화 작용, 면역증강 작용 및 항염증 작용 등으로 인해 피부 보호 작용을 나타낸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