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앞에 당당, 이세돌 한계극복 도전기
기술 앞에 당당, 이세돌 한계극복 도전기
  • 연합뉴스
  • 승인 2016.03.1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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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 1국→안정 2국→전투 3국→승리 4국→도전 5국
이세돌 9단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5국 맞대결에서 패한 뒤 대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좋은 바둑, 재밌는 바둑, 아름다운 바둑을 두겠다.”

 이세돌 9단은 지난 8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대국에 나서기 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질 수도 있다”면서도 “바둑의 아름다움, 인간의 아름다움을 컴퓨터가 이해하고 두는 게 아니므로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세돌 9단은 결국 알파고에 1승 4패로 졌다. 그러나 정말로 승패와 관계없이 인간이 바둑을 두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알파고에 뜻밖의 3연패를 당한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값진 1승을 거뒀다. 첨단 기술 앞에서 인간이 무력하게 물러나지 않음을 상징하는 1승이었다.

 상승세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15일 그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의 최종 5국에서 알파고에 280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거대 IT기업 구글이 자랑스럽게 내놓은 알파고는 한 번 약점을 보였다고 쉽게 무너지는 상대는 아니었다.

치밀한 수 읽기와 강한 전투력, 무엇보다 이세돌 9단의 공격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기계다운 냉철함이 무기였다.

 처음부터 밑지는 승부였다는 비관론이 퍼졌다. 어느새 대국 양상은 ‘알파고의 도전’이 아닌 ‘이세돌의 도전’으로 바뀌었다. 이세돌 9단이 한 판이라도 이기면 ‘인간 승리’라는 말이 나왔다.

 이세돌 9단은 조용히 알파고의 약점 연구에 골몰했다. 알파고가 중앙과 복잡한 상황을 싫어한다는 감을 잡았다.

 4국에서 이세돌 9단은 급하지 않게 복잡한 판을 만들어나갔다. 그리고 공격 시점을 기다렸다는 듯이 알파고의 중앙 허점을 노린 ‘신의 한 수’(78수)를 끼워넣었다. 학습하지 않은 상황을 맞아 알파고는 드디어 흔들렸고, 이해 불가 악수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경이로운 첫 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4국에서 백돌로 알파고를 잡았으니, 이번에는 흑돌로 5국에서 알파고를 이기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5번기는 중국 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백이 더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5국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집바둑 대결을 하며 컴퓨터와 계산력으로 맞대결하는 새로운 도전도 했다.

 불굴의 투지로 이미 인간의 자긍심을 높여준 이세돌 9단은 알파고가 바둑계에 던진 충격도 두려움이 아닌 흥미로움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5국 맞대결에서 패한 뒤 대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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