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교육으로의 초대
생활교육으로의 초대
  • 경남일보
  • 승인 2016.03.22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생 (경남교육청 장학사)
박근생
학교 교육의 양대 축으로 규정할 수 있는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에서 그동안 우리는 인성교육을 생활지도라는 이름으로 감당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의 생활지도는 정해진 규칙과 틀 속에서 학생의 행동을 통제해 지식교육, 즉 학력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을 생활지도의 전부로 여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환경과 시대여건이 바뀌면서 학교는 학력향상을 중심으로 하는 지식교육마저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수업 중에 학생들이 엎드려 자는 일이 생기고, 학생들 간에 폭력이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우롱과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학교 교육은 ‘공동체’로서의 자기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올바로 인식해 더 이상 생활지도라는 이름으로 인성교육을 포장해 지식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 전락시켜서는 안되겠다. 건강한 공동체로서의 학교라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인성교육의 장으로 올바른 생활교육을 새롭게 정립해야겠다. 이제 더 이상 생활지도가 아닌 생활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겠다.

오죽하면 공동체란 ‘내가 가장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 그곳’이라고 규정하겠는가. 하지만 공동체의 속성은 내가 함께하고 싶지 않은 그 사람이 떠나도 똑같은 사람이 또 나오는 곳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학교를 갈등이 없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통제와 지시와 관리를 통해 갈등을 없애는 것에 집중하고, 갈등을 문제시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생활교육의 장으로 바로 세워야겠다.

진정한 만남을 통해 공감하면서 존중과 책임과 회복이 가득한 생활교육으로 생활지도는 바뀌어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바른 행동에 대해 설명해 문제행동을 그만두도록 하는 것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를 알고 책임을 져 건강한 공동체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장기적 목적을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학교에서 가정으로, 나아가 사회 구성원이 함께하는 건강한 공동체로 올바르게 자리매김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박근생 (경남교육청 장학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