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데이
짜장면 데이
  • 경남일보
  • 승인 2016.04.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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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장)
이창섭

짜장면 하면 어느 누가 생각나십니까. 저와 같은 40대 후반이라면 짜장면을 떠올리면 분명 누구라도 생각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야 흔하지만 어릴 때는 쉽게 먹을 수 없었습니다. 라면도 아까워서 국수를 보태 양을 불려 끓여 먹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방학 때 학교에서 통신표를 받아오는 날에는 선친은 꼭 저에게 짜장면을 사주셨습니다. 성적이 좋든 나쁘든 항상 그러셨습니다. 공부하느라 고생했다는 의미에서입니다.

지난주 저는 또 한번의 의미 깊은 짜장면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모교에서는 선배들이 학과 재학생 후배들을 찾아서 인생과 진로에 대한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해주고 모두 함께 짜장면 한 그릇을 나눠 먹는 행사를 갖고 있습니다. 올해가 10년째인데 저도 강연자로 초대받아 갈 수 있었습니다. 자리한 후배들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진출하는 예비 공무원과 이제 갓 입학한 16학번 후배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올 초까지 부처의 차관을 지내신 선배님의 말씀이 아직도 마음에 남습니다. 국가 예산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공직자는 국민이 애써 모은 금쪽같은 돈을 공정하게 효과적으로 또 국민을 위해 바르게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시고 늘 국민을 공경하는 마음과 공직자의 보람과 자부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33년간 봉직하며 살아오신 대선배님의 말씀은 예비 공직자에게 큰 울림이 됐을 겁니다.

저는 20년째 다니고 있는 중진공에서 세가지 보람을 이야기했습니다.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우리 경제가 잘되도록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하는 것이고, 또 열심히 기업하는 중소기업을 규제가 아닌 현장을 찾아 지원해 성공시키려 하는 것이며, 마지막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면서 그분들의 살아온 이야기며 성공 노하우를 들으며 내공을 배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나 방향을 정하되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거리와 또 다른 사람과도 하모니를 이뤄 함께 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매년 대학 후배들을 찾아가서 선배들이 인생과 진로에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해주고 함께 짜장면을 먹는다 해서 이름 붙여진 짜장면데이. 짜장면을 먹는 내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불어터진 짜장면이라도 같이 한 그릇 먹고 싶어서입니다.

이창섭 (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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