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대학 언론의 위기는 ‘필연적’일까
[대학생칼럼] 대학 언론의 위기는 ‘필연적’일까
  • 경남일보
  • 승인 2016.04.13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청 (경상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 언론의 위기, 평소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대학 언론에 종사한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말이기에, 학생기자로 활동하며 그에 대해 고민하고 나름의 해결방안을 생각해 봤다. 이렇다 할 방안이 떠오르지는 않아 그때마다 매번 마음속으로 ‘더 열심히 하자’고 다짐하지만, 이 위기라는 것이 다짐 몇 번으로 끝맺어지지 않으리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특유의 순수함을 갖고 나날이 성장해야 할 대학 언론이 갈수록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학내 구성원에게 더는 새로움을 일깨워줄 수 없는 ‘낡은 매체’가 돼버렸기 때문일까.

그리고 최근 들어 위기의 대학 언론이 점점 더 그 빛을 잃어가는 듯하다. 대학 신문과 방송, 교지처럼 굳이 대학 언론이 아니더라도 전국 각 대학에서는 익명을 기반으로 한 ‘대나무숲’이 고발이라는 넓은 의미에서 언론의 역할까지 하면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인 ‘대나무숲’은 이제 소통창구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학생들은 익명성에 힘입어 그들의 의사를 거리낌없이 ‘대나무숲’에 표현한다.

또한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언론환경 역시 기존의 신문이나 방송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 며칠 전 모 대학은 대학본부가 나서서 종이신문을 폐간했다. 학교 측이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신문의 디지털화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듣고 종이신문을 만들고 있는 학생기자로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관습을 고집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종이신문은 고집이 아닌 이어 나가도 괜찮은 전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로 폐간이라는 결정이 쉽게 내려지는 모습에 씁쓸함마저 든다.

학생들은 더는 신문을 읽거나 대자보를 쓰지 않고 ‘대나무숲’을 찾는다. 이러한 때에 대학 언론은 성장은 고사하고 세상으로부터 그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학 언론은 서투르지만 솔직하다. 기성 언론보다 노련하지는 못해도 청년의 현실을 고민하고 대학사회의 바람직한 여론형성을 위해 목소리를 낼 줄 안다. 종이신문을 만들고 있는 나 또한 대학 언론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색’을 지키고자 더 노력할 것이며, 시대가 바뀌어감에 따로 새롭게 주목받는 공론의 장과 공생 가능한 방안 역시 모색할 것이다.
 
양청 (경상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