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
철쭉
  • 최창민
  • 승인 2016.05.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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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
철쭉은 우리나라 전역의 산에서 자라는 낙엽 떨기나무다. 5월초 초록잎과 함께 진분홍·연분홍색 꽃이 핀다. 가끔 돌연변이 흰색도 있다. 흔히 참꽃이라고 부르는 진달래와 달리 어감도 좋지 않은 ‘개꽃’이라고 부른다. 끈적임과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철쭉 말고 개꽃 말고 고상한 말도 있다. 한자, ‘머뭇거릴 척’과 ‘촉’을 써 ‘척촉’이라고도 한다. 중국에 양척촉이란 말이 있는데 양들이 독성이 있는 이 철쭉을 먹어 비틀거렸다는 뜻에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지리산 중산리·바래봉 일대에 철쭉이 많은 것도 과거 방목한 양떼가 독성 강한 철쭉을 먹지 않아 번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선 전기 사림파의 영수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 김종직은 어느 해 봄, 철쭉의 붉은빛을 불꽃에 비유했다. ‘붉은 빛은 산꽃을 도와 철쭉꽃이 타는 듯하고, 푸른빛은 들나물을 가리어 고운 자리 편 듯하네.’

시·문·화에 도통해 삼절(三絶)로 불린 진주인 강희안은 일본에서 온 철쭉 2분을 가리켜 ‘꽃잎이 흩지고 크며 곱고 찬란해 비단 같고 자태는 중국미녀 서시(西施)와 같다’고 양화소록에 기록했다.

▶독이 있어 희화적인 이름의 개꽃으로 불렸고, 양이 꽃 앞에서 비틀거렸다는 철쭉은 실상, 불꽃처럼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의 꽃’인 것이다. 우리고장 황매산 35만㎡ 전역에 철쭉이 진분홍빛으로 물들었다고 한다. 마침 황매산철쭉제가 1일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철쭉의 아름다운 유혹에 취해 한번쯤 비틀거려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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