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속도로 9중 추돌사고 왜 났나
남해고속도로 9중 추돌사고 왜 났나
  • 김귀현
  • 승인 2015.11.16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로구조·운전 관행·부주의가 만든 복합 참사
함안군 칠원읍 무기리 소재 남해고속도로 창원1터널에서 9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6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차량은 체험학습을 떠나던 학생들이 탑승한 전세버스 차량과 모닝 승용차량, SUV 차량 등이었다. 특히 모닝 차량은 관광버스 사이에 끼여 완파되면서 운전자 A(59)씨와 이 차에 함께 타고 있던 3명 등 4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 환경과 대형 버스 운전자의 운전 관행, 안전거리 미확보 등 부주의를 사고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와 현장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지난 사고 원인을 되짚어봤다.

◇터널 속 차간 안전거리 미확보=이날 사고는 북창원 방면으로 앞서 달리던 쏘렌토 차량이 급정거하면서 이를 뒤따르던 버스와 트럭, 승용차량 등이 잇따라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당시 터널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보면 속도를 내던 차량들이 일제히 사고 지점 인근에서 비상등을 켜고 감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후 비상등을 켠 쏘렌토 차량이 멈춰서면서 학생들을 태우고 가던 첫 번째 버스가 후미를 추돌하고, 그 뒤를 5t 트럭과 두 번째·세 번째 버스, 모닝 승용차, 네 번째·다섯 번째 버스, 테라칸 승용차 등이 차례대로 들이받았다. 쏘렌토 차량 운전자 A씨는 “앞서 가던 차가 급정거하는 것 같아 브레이크를 밟아서 섰는데 뒤에서 버스가 ‘꽝’ 하면서 들이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고 차량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과속 차량은 없었다. 경찰은 운행 중 안전거리 미확보가 사고를 유발했다고 보고 있다.

◇버스 수 대가 대열운행=학생들을 태운 전세버스가 한 차로에서 줄지어 운행한 것도 문제였다. 사이사이에 화물차와 경차가 끼어 있긴 했지만 일행인 버스 5대가 불과 10여m 남짓한 거리를 두고 일렬로 줄지어 가는 이른바 ‘대열운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열운행은 전세버스 단체 이동 차량이 느는 행락철마다 교통사고 요인으로 손꼽힌다. 앞차와의 근거리 유지에 집중하는 탓에 운전자는 전방 시야 확보에 미흡해진다.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이를 피할 시간적·공간적 여유가 없다. 이와 관련 교통안전공단 안전기획처 관계자는 “현행법상 대열운행은 업체 영업정지와 과태료·벌점부과 대상”이라며 “버스차량은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감안해 중간집결지를 지정, 다음 중간 집결지 또는 최종 목적지까지 자유롭게 운행하는 ‘중간집결지’ 운행을 추천한다”고 당부했다.

◇사고 현장은 상습 지·정체 구간=사고가 발생한 창원1터널(길이 2556m)은 남해고속도로상 가장 긴 터널이다. 길이가 길다 보니 차량이 서행하거나 멈추는 과정에서 추돌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다. 도로 구조도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칠원 분기점 방면 4차선 도로는 창원 분기점에서 2차로로 줄어들고, 이어지는 창원2터널과 북창원IC를 통과하면 창원 1터널로 연결된다. 고속으로 달리던 차량들은 이 구간에서 돌연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이 때문에 창원1·2터널 진입 전부터 사고 위험 표지판 등이 있지만 감속 없이 달리는 차량이 대부분이다. 당시 사고 차량들도 감속 없이 운행 중이었다. 경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6지구대는 “해당 구간은 시 도심으로 연결되는 도로이다보니 통행량 자체가 많아 평일에도 지·정체가 잦다”며 “창원1·2터널~함안1·2터널이 불과 수㎞를 두고 연속되는 것도 가시거리·차간거리 확보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