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새누리, 계파 갈등으로 막장드라마 2막 연출
[현장칼럼] 새누리, 계파 갈등으로 막장드라마 2막 연출
  • 김응삼
  • 승인 2016.05.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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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삼 (부국장)
4·13총선 공천과정에서 막장드라마 연출로 참패했던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과 혁신위원장 선정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계파 갈등으로 막장드라마 2막을 연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잇달아 열어 비상대책위와 혁신위를 동시에 출범시키려 했으나, 당 주류인 친박계의 조직적 보이콧으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총선 참패 후 정진석 원내대표를 수장으로 한 비대위 체제전환을 통해 당 쇄신과 재건을 도모하려 했던 계획은 시작부터 암초에 부닥치게 됐다. 또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이 사퇴를 선언함으로써 당 쇄신작업을 주도할 기구도 사라졌다.

상임전국위 무산 직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은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일갈하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정 원내대표 측은 “친박계의 자폭 테러로 당이 공중분해 됐다”고 강하게 비난했고, 상임전국위원인 정두언 의원은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다. 동네 양아치도 이런 식으로는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새누리당이 “망조의 길로 간다”, “계파 망령이 되살아났다”며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총선 참패 뒤 국민 앞에 사죄한다며 머리를 조아린 지 한 달여 만에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낸 집권당 모습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계파싸움으로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졌다. 친박계에서 “유승민 의원 복당에 친성하는 사람은 당을 나가라”고 하고, 비박계는 “친박이 없으면 ‘계파’는 종식된다”며 서로 싸우고 있다. 특히 친박계는 정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론하며 ‘우리의 뜻에 따르라’고 압박하고 있다. 정치판의 이전투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 내홍은 눈 뜨고 보기도 민망할 정도다. 친박계는 집권당이라는 책임감과 역사의식을 내팽개치고 오로지 계파이익을 위해 폭주하고 있다. 이런 새누리당의 모습은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도 패배의 의미조차 모르던 열린우리당과 너무나 흡사하다. 당이야 어찌 되든 당권만 잡으면 된다는 친박 패권주의는 오만과 독선에 빠졌던 친노 패권주의와 오십보백보다. 결국 친노는 1년 반 뒤 정권을 잃고 폐족(廢族)이 됐고, ‘진보좌파 10년’은 막을 내렸다.

집권당을 제2당으로 추락시킨 4·13 총선은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국민은 집권당의 변화와 뼈를 깎는 혁신을 요구했다.그런데 돌아온 답은 ‘마이웨이’와 계파갈등의 되풀이였다. 이러고도 국민의 지지를 다시 받겠다는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총선 참패 후 한 달이 넘도록 당 임시지도부조차 구성하지 못하는 집권당의 혼란은 누구의 이익도 아닌 공멸을 초래할 뿐이다. 조금이라도 총선 민의를 받든다면 새누리당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고, 정답은 당 구성원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계파 이전투구를 국민들은 더 이상 참아낼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 이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은 형체도 없이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김응삼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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