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5.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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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관리론을 제창한 F. W. 테일러
 
“비능률로 인해 인력은 매일 낭비되고 있다.” “근로자들이 최고의 능률을 보여줘야 하지만, 동료들과의 암묵적 약속을 통해 그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근로자들이 게으름을 피우며 일을 대충 적당히 하고 마는 태업의 원인은 세 가지다. 첫째는 개인의 생산이 증가하면 업종에 속한 다수의 근로자가 실업에 빠진다는 생각, 둘째는 잘못된 관리, 셋째는 비능률적인 주먹구구식 방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근로자들에 의한 계획적 꾀병과 경영에 의한 노동 업무의 비과학적 설계’를 개선함으로써 최대의 능률을 통해 ‘노사의 최대번영’을 실현할 수 있다며 20세기 초엽에 과학적 관리론을 주장한 사람이 F.W. 테일러이다.

1856년 부유한 펜실베이니아 가정에서 태어난 테일러는 하버드 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었지만 근로자의 길을 택했다. 기능공으로서 견습 과정을 마친 뒤 그는 당시 잘 나가던 철강 회사 미드베일 철강에 근로자로 입사했다. 테일러는 6년 간 근무하면서 공장 안의 거의 모든 직책을 두루 거치며 승진하여 선임 엔지니어가 된다. 테일러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놓고 과학자와 같은 규율을 가지고 골몰하기 시작하였다. 관찰하고 측정하고 기록하면서 아주 당연하고 일상적인 작업까지도 꼼꼼히 적을 정도였다. 1898년에 베들레헴 철강에 컨설턴트로 고용되게 된다. 이 회사의 창업자 가운데 한 사람이자 미국 최초의 경영대학원인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설립자인 조셉 와튼이 그를 천거했던 것이다. 테일러는 이 회사에서 그가 제창한 과학적 관리론의 원칙들이 된 여러 가지 실험을 시도하였다.

테일러의 주장은 간단하고도 명료하였다. 단순해 보이는 작업이라 할지라도 ‘가장 잘 하는 방법’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100여 년 전에 베들레헴 철강 공장에서 근로자들의 일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던 테일러의 눈에 600여명의 남자들이 아주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삽질하는 광경이 들어왔다. 근로자들이 같은 삽으로 철광석과 석탄을 삽으로 퍼 옮기고 있었다. 한 번에 퍼 담는 철광석의 양은 30파운드 정도이고 석탄은 4파운드가 채 되지 못해보였다. 테일러는 기본적으로 삽을 사용할 의지가 있고 그럴 능력도 갖춘 사람이 하루에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으려면 한 번에 얼마만큼의 분량을 퍼내는 게 가장 적절한지를 세심한 연구 끝에 21파운드라는 답 찾았다.

그의 이러한 관찰의 결과에 따라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크기를 새로 맞춘 삽을 주고 작업 방식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다. “철광석은 작은 삽으로, 석탄을 큰 삽을 사용하기 바람” 이렇게 바꾸자 생산성은 치솟아 올랐고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주고도 생산비용은 뚝 떨어지는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석탄을 삽으로 퍼내는 근로자들의 숫자를 생산의 손실 없이 500명에서 140명으로 감원할 수 있었던 1880년대에 테일러는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생산성 향상과 비용의 절감은 그 당시의 가치를 가늠하는 화두가 되었다. 측정과 분석에 특히 중점을 둔 이 과학적 관리는 최초의 경영의 규율이 된 것이다.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테일러는 ‘비생산적’ 근로자를 최소로 감원하는 대신 모든 고용인의 약 25%를 감독, 측정, 경리업무만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테일러 식 과학적 관리법의 특징은 근로자의 모든 손놀림, 모든 발걸음, 모든 호흡 시간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시간과 동작의 연구”를 감독자들이 수행할 때에 항상 곁에 둬야 하는 것이 스톱워치(stop-watch)였다. 그래서 생겨나게 된 스톱워치에 대한 증오심은 1912년 미국에서 공공 서비스 부분에서 스톱워치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테일러는 당시 노동계로부터 적대시 되었고 테일러리즘도 기능말살주의, 작업장에서의 비인간화, 노동소외 또는 인간성 상실과 동의어로 취급되기에 이른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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