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대한민국 청소년 가족 가훈대전’ 대통령상
“‘지행합일(知行合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행하지 않는다면 어떤 의미도 없을 것이다.”
지난 6일 진주에서 열린 ‘제32회 대한민국 청소년 가족 가훈대전’에서 유지명(62) 경상대 교수는 ‘실천’을 강조하는 이 격언을 가훈으로 새겨 서각부문에서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충효선상회의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가훈대전’은 효, 밥상머리 교육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장원을 가리기 위한 휘호대회지만 전통예법 교육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는 행사다. 이 대전에서 솜씨를 뽐낸 유 교수는 스스로가 “뜻 하지 않게 상을 타게 됐다”고 추스르지만 전통의 가치와 철학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그는 “가훈이라는 것이 예로부터 집안의 ‘뼈대’가 되었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핵가족 시대에 가정과 사회의 철학은 많이 약해졌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가정과 사회의 철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뼈대 있는 삶을 살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 교수가 나무 위에 조각칼과 정으로 글을 새기는 ‘서각’에 관심을 둔 것은 6년 전부터다. 유 교수는 경상대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서각교실에 발을 들인 이후 기초부터 쌓아가다 보니 어느새 동양적 아름다움이 있는 서각에 심취하게 됐다고 한다.
별다른 기기의 도움 없이 ‘자연물’인 나무에 깊은 의미가 있는 글을 조각칼과 정으로 새기는 작업은 완성까지 짧게는 3주, 길게는 몇 달 까지 걸리지만 그는 작업을 위해 매주 공방으로 향한다. 유 교수는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나무에 새기는 철학적인 문구를 끊임없이 되뇌는게 서각의 매력이다”며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이다보면 작품에 정이 든다. 누가 달라고 하면 하나하나 손때가 묻은 결과물을 쉽게 내 줄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유지명 교수는 서각을 통해 지난 2013년 동아예술대전과 개천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총 40여 회의 수상 경력이 있다. 또 올 연말이나 내년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나와 같이 경상대 서각 과정을 거친 이들과 함께 ‘목민각예회’를 구성해 경남을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회원전도 열 계획이다”며 “앞으로 훌륭한 서각 작품을 만들어 개인전 등을 통해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글=이지훈인턴기자·사진=임효선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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