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 인정받으려면
[대학생칼럼]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 인정받으려면
  • 경남일보
  • 승인 2016.06.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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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준 (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자욱한 담배연기 속 골방에서 창백한 얼굴로 게임을 한다. 헤드셋을 끼고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 일주일 내내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 현실과 게임 속 세상을 구별할 수 없다. 그리고 끔찍한 범죄로 이어진다. 게임중독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시대가 변하면서 게임중독은 이젠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몇몇 대학은 이미 ‘e스포츠’를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인정했다. 관련학과 또한 생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도권의 한 4년제 대학은 체육 특기자 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e스포츠’ 특기자를 선발했다. 사회문제로만 여겨졌던 게임이 대학진학으로 이어졌다. 놀랄만한 성과다.

흥행 성적도 만만치 않다. 작년 ‘롤드컵’ 결승전에서는 1만 2000여석의 유료티켓은 매진이었다. 세계 각국의 나라에서 팬들이 모여들었다. 결승전 시청률은 이미 몇몇 스포츠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이 정도면 가히 ‘e스포츠’ 열풍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그런데 이것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씁쓸한 부분이 생겼다. 남자 대학생들에게 게임은 생활이 되어버렸다. 친구와 무엇을 하든 마지막은 결국 게임이다. 어쩌면 이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기도 하다. 제일 안타까운 현실은 친구와 같이 즐기는데 서로를 바라볼 일이 거의 없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욕이 서슴없이 난무한다. 우리는 모르는 사람에게 실컷 욕을 하고 실컷 욕을 듣는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같이 욕이 난무하는 ‘e스포츠’를 즐긴다. 우리에게 남는 것은 별로 없다. 피폐해진 정신뿐이다.

분명 ‘e스포츠’는 미래스포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그 빠른 성장세에 비해 ‘스포츠맨십’은 그야말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스포츠맨십이란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고 비정상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불의한 일을 행하지 않고 항상 상대편을 향해 예의를 지키는 것을 뜻한다. ‘e스포츠’는 아직 현저히 부족하다.

국제e스포츠연맹의 사무총장은 국제스포츠협회 간 협력과 소통을 담당하는 스포츠어코드 컨벤션에 참석해 올림픽 종목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분명 언젠가는 ‘e스포츠’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빠른 발전 속도에 걸맞은 스포츠맨십은 필수적으로 스포츠가 갖춰야 할 덕목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유준 (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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