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6.2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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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배송회사로 출발한 아멕스
아멕스는 세계적 특송 회사 페덱스(페더럴익스프레스)를 연상하게 하듯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애칭으로, 1850년에 처음 설립되었을 때는 운송·택배 회사였다. 교통이 불편하던 서부개척시대에 정확한 배송과 배송이 실패한 경우에 확실한 보상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서부개척 시대가 마무리되면서 운송사업 분야의 경쟁이 격심해지자, 운송업에 전념하던 시절에 미국 각지에 확보해 두었던 지점망을 이용하여 여행업 쪽으로 전환하여 명성을 이어갔다. 여행업이 성공하자 해외로도 진출하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우편환 사업과 경쟁관계에 있던 송금환사업에도 참여하였다. 그런데 이 서비스를 유럽까지 확장할 수 없다는 아멕스의 한계와 난제는 1891년 여행자 수표라는 주요 상품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여행객의 여행경비를 안전하게 운반하도록 돕는 수단으로 여행자 수표(TC)를 처음 발명한 곳이 바로 아멕스다.

아멕스는 여행자 수표를 발급하는 한편,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인 ‘다이너스클럽’의 성공을 보면서, 1958년에 신용카드 업으로 경영을 다각화하게 된다. 아멕스는 신용카드 사업에서도 또 한 번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서 1960년대 중반에는 마침내 다이너스클럽을 능가하게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비자와 마스터 카드의 광범위한 공세에 밀리기도 했지만, 아멕스 스스로도 지나친 고급화 전략에 발목이 잡혀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게 된다. 현재는 비자와 마스터 카드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급 프리미엄 차지카드 부문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멕스의 성장 발달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81년 시어선 롭 로드 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1984년 리먼 브라더스와 허튼 증권을 인수하여 투자은행 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였다. 그러나 1993년 사업구조조정으로 소비자증권거래와 자산관리는 스미스바니증권에 매각하고 나머지 투자은행 부문은 리먼 브라더스로 분사하였다. 리먼 브라더스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하였다. 그리고 아멕스는 차지카드 사업은 잘 하는데 반해 신용카드 사업은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와 어마어마한 손해를 입고 만다. 초창기인 1960년대의 신용카드의 도입에 이어, 1980년대 후반에 아멕스 옵티마 카드로, 1999년에 아멕스 블루를 출시하며 세 번째로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아멕스 카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미국 달러화와 같은 녹색바탕에다 가운데 고대 로마 장군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그 로마 장군을 ‘센추리온(Centurion)’이라 부르는데 실질적인 로마군의 중핵으로 인정받는 계급으로, 현대의 중대장 급 장교에 해당한다. 로마군의 80여 인원으로 구성된 부대의 지휘관으로 ‘백부장’, 또는 100인으로 구성된 부대의 장이라는 의미의 ‘백인대장’으로 번역된다. 블루 카드를 제외한 모든 아멕스 카드에 로마군 백인대장 얼굴이 들어가 있어서 아멕스의 상징이 되었다. 아멕스 사는 고객의 사회적 지위와 소득별로 철저하게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여 등급이 세분화되어 있다.

처음에는 골드 카드를 출시했으나 보급률이 늘어나자 플래티넘 카드를 출시하게 되는데 이마저도 흔해 빠졌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1999년에는 진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블랙 카드를 출시하게 된다. ‘아멕스 블랙카드’는 티타늄으로 제작되었고, 실물 한번 보기도 어렵다는 최상위 0.1%의 부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항공권 예약 시에 자동으로 1등석으로 승급되고 주요 콘서트 및 스포츠경기에서 VIP석 예약이 항시 가능하다. 그 가입조건은 연간 카드를 2억5000만 원 이상을 써야 유지되며 가입비 600만원에 연회비는 약 300만 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구매량 기준으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카드 발급기관이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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