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국력낭비·상처뿐인 ‘신공항 대선공약 亡國論’
갈등·국력낭비·상처뿐인 ‘신공항 대선공약 亡國論’
  • 경남일보
  • 승인 2016.06.22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의 사실상의 백지화로 밀양이나 가덕도 어느 한 곳을 선택했을 때 영남권이 두 동강 날뻔한 진퇴양난을 빠져나오는 묘수(妙手)라는 평가도 있지만 후진적인 정치문화와 시스템을 다시 확인한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그동안 신공항 입지를 놓고 지역 간 갈등이 극심해져 적잖은 후유증이 너무 크다. 밀양과 가덕도에 신공항을 유치하려고 발 벗고 나섰던 정치권과 지역주민은 허탈함과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고 제3의 안인 김해공항 확장으로 지역갈등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입지평가 과정에서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보여준 소모적 갈등과 정부의 무책은 두고두고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우선 두 차례에 걸친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모두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비롯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지역갈등이 격화하자 2011년 대국민 사과까지 하고 백지화했다. 하나 불과 1년 만인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또다시 신공항 건설을 약속해 잠자던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두 번 모두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이었고, 똑같이 백지화 경로를 걸었다는 점에서 일깨우는 바가 적지 않다.

남은 것은 영남권을 10년 가까이 갈라놓았던 대립과 극단을 해소하는 일이다. 정치권은 선동보다 자중해야 하고, 유치에 실패한 지역 민심을 추스르고 갈등과 분열을 화합과 협력으로 바꾸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더 이상 국력을 낭비할 시간이 없다. 소모적인 갈등에 국력낭비란 상처뿐인 ‘신공항 대선공약 망국론(亡國論)’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지만 신공항의 입지 선정을 둘러싼 그간의 갈등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치인의 선심성 공약이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