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명소
썰렁명소
  • 경남일보
  • 승인 2016.06.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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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유럽의 3대 ‘썰렁명소’로 독일 로렐라이언덕, 덴마크의 인어종주상, 벨기에의 오줌싸개동상을 꼽는다. 안데르센동화 속의 인어공주와 노래속의 판타지가 더 유명한 그 로렐라이언덕, 표정으로 평화의 상징이 되어버린 오줌누는 조그마한 어린이동상은 상상으로는 그야말로 판타지 그 자체였다.

▶그러나 세계적 관광명소가 돼 수많은 세계인들이 찾는 그곳을 실제로 가보면 너무나 보잘것없어 썰렁한 기분마저 든다. 환락가 속 높이 129m에 불과한 파리 북부의 몽마르트르언덕도 명성과는 달리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유명해진 것은 이곳을 묘사한 문학 또는 예술작품이 워낙 널리 알려진데 영향을 받은 바 크다.

▶임진왜란 당시의 진주성싸움과 진주읍성은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어 최근 유네스코 문화재 등록이 추진되고 있다. 아직도 불과 수천 명의 민관군이 10만에 가까운 왜군을 무찌른 세계 전쟁사의 대전은 역사적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야기와 사연이 담겨 있을 법한데 문학작품 속의 스토리텔링도 빈약하다.

▶진주유등축제의 유료화를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보다는 축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관광자원이면서 옷깃을 여미는 스토리텔링 개발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 유등축제를 볼 때마다 화려한 불빛 뒤의 공허함은 ‘썰렁명소’지만 지금도 성황인 유럽의 그곳들과 비교된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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