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벽지분교의 시 울림
산골 벽지분교의 시 울림
  • 경남일보
  • 승인 2016.09.0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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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시인· 화개초등학교왕성분교장)
지난 토요일 하동 북천 소재 이병주문학관에서 제15회 전국학생백일장이 열렸다. 필자가 속한 산골분교의 ‘나도 시인!’ 동아리 아동들이 장원 및 차하 등을 획득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본교는 작년에도 ‘나도 작가!’라는 이름의 동아리 활동으로 열린 제1회 남일대 전국백일장에서 장원과 차상을 획득하는 등 각종 백일장에 참가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왔다. 이어 학년말에는 전교생의 시를 모아 ‘하늘 위의 마을’이라는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학기 중에 필자의 시 창작지도뿐만 아니라 명망 있는 문인들을 초청해 글쓰기교실도 열었다. 지난해 박종현 시인, 정현대 시인에 이어 올해는 동화작가이자 아동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철수 한국아동문학회 경남지부장을 초대하기도 했다.

필자는 시인이긴 하나 정작 아이들의 표현을 통해 새삼 감탄을 자아내며 많은 것을 배우며 때로는 감회에 젖기도 한다. 아이들은 흡입력이 강하고 이끌어주면 끌어주는 그 이상으로 잘 따라온다. 순수한 백지에 교사가 그림을 그리는 대로 갖가지 색채를 모두 흡수하며 더 찬란한 색채를 발하는 것이다.

오랜 세월 글짓기 지도를 해오며 도회지 아이이건 시골아이이건 모든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을 매순간 발견한다. 다만 어떻게 그 싹을 일깨워주고 건드려주어 표출하게 하느냐가 관건일 따름이다. 흔히 시 쓰기 지도는 현직교사들이 어렵다고 말들을 한다. 몇 가지만 유념하면 다중엔터테인먼트 역할 이상을 하는 현대사회의 교사들로선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현직 교사들을 위하여 시 쓰기 지도에 따른 필자의 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유적인 표현으로 나타내라. 둘째, 읽으면 그림이 그려지듯이 써라. 셋째, 읽을 때 리듬이 느껴지도록 하라.

시 쓰기 방법을 간략하게 예를 들어 가르쳐주고 이어 곧바로 창작을 시켜보면 아이들에게서 툭툭 튀어나오는 신선한 표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시의 구성면에서는 서툴지만 창의적인 표현에 깜짝깜짝 놀라며 혀를 내두를 때도 가끔 있다. 청출어람을 기대하며 모래 속에 파묻혀 있는 진주 캐기 작업에 열중하는 지리산자락 산골벽지분교의 나날이 분주하다.
 
최숙향 (시인· 화개초등학교왕성분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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