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하천 집중호우 범람 ‘무방비’
도심하천 집중호우 범람 ‘무방비’
  • 이은수
  • 승인 2016.10.09 03: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후변화·도시화로 범람 가능성 높아져
하천설계 100년이상 빈도 맞춰 상향해야
태풍 ‘차바’영향으로 도심 하천이 범람해 시가지가 물에 잠기는 상황이 대거 발생하자 빗물이 도심하천으로 흘러드는 속도를 늦추고 유입량을 줄이는 등 설계와 정비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창원지역은 도심을 가로질러 마산만으로 흘러드는 창원천이 넘치면서 주변 단독주택, 상가 등이 침수피해가 났다. 태풍 집중호우와 만조 시간까지 겹치면서 창원천 일대는 하천과 도로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물이 넘쳐났다.

김해시·양산시 등도 도심하천 범람으로 시가지가 물에 잠겼다. 만조와 겹쳤다고는 하지만 태풍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기에 망정이지 더 큰 피해가 날 뻔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도시화가 도심하천 범람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지적했다.

창원대 토목공학과 류시완 교수는 “최근 집중호우 패턴을 보면 시간당 강수량이 매우 많아지는 등 양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과거 강수 조건으로 설계된 도심하천이 집중호우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도심은 콘크리트, 아스팔트로 포장된 곳이 많아 대량의 빗물을 받아내기 힘들다.

투수 면적이 좁아져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는 대신 하수도를 통해 도심하천으로 곧바로 흘러들어 간다.

문영일 서울시립대 도시홍수연구소장은 “도시화로 콘크리트, 아스팔트 포장 등 투수면적이 좁아진 상황에서 빗물이 땅으로 신속히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며 “이번에도 용량을 초과할 정도의 빗물이 한꺼번에 빠르게 도심하천으로 몰려 물이 넘쳤다”고 진단했다.

도심하천을 치수(治水) 기능과 함께 시민 휴식공간이나 도시를 보기 좋게 꾸미려는 목적으로 인공적으로 손을 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천 범람에 따른 도심 홍수를 막으려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치수행정을 확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더 강력해지고 잦아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100년 이상 빈도의 집중호우에도 견디도록 도심하천 설계빈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빗물이 도심하천으로 흘러드는 속도를 늦추고 유입량을 줄일 필요도 있다.

류시완 교수는 “도심에 공원을 만들고 보도블록을 깔 때도 빗물이 스며드는 재질을 사용해 가능한 많은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경우 삼안기술단 부사장(수자원개발기술사)은 “폭우로 불어난 빗물을 한동안 가둔 후 도심하천으로 방류하는 우수저류시설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