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설 속 영화, 영화 속 소설·사행의 국제정치
[신간] 소설 속 영화, 영화 속 소설·사행의 국제정치
  • 연합뉴스
  • 승인 2016.10.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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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속 영화, 영화 속 소설 = 이대현 지음.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인 저자가 한국일보에서 영화 담당 기자와 문화부장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원작 소설이나 만화가 있는 영화 27편을 분석한다. 문학의 특징이 언어의 자유로운 표현과 상상력이라면 영화의 매력은 상징성과 은유다. ‘원작만한 영화 없다’는 평가는 이런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경우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원작을 어떻게 재현했는지에 따라 영화 27편을 ‘따라하기’, ‘바꾸기’, ‘더하기 빼기’, ‘새로 만들기’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성공·실패 요인을 분석한다.

영화 ‘마션’은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과학적 이론과 기술을 과감히 축약하고 날렵한 이미지로 표현해 성공했다. 감정의 숨김이나 은유도 배치하지 않아 원작 이야기의 무게도 줄였다.

‘설국열차’는 원작인 프랑스 만화를 봉준호 감독의 독창적 상상력으로 ‘새로 만든’ 영화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레버넌트’는 관객의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이끌어내기 위해 원작을 더 처절하고 끔찍하게 변주한다.

저자는 “영상은 그 내면을 구체적이고 대중적인 시각언어로 보여주고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소설이 긴 문장으로 설명하고 묘사한 것들, 복잡하고 긴 사건을 영화는 단 한 컷의 영상, 배우의 표정, 소품 하나로 더 강렬하고 명징하게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할미디어. 260쪽. 1만5천원.



 
신작1


▲ 사행의 국제정치 = 하영선·이헌미 편저.

조선시대 사행(使行) 기록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전통의 국제관계를 분석했다. 최근 중국의 부상과 함께 논쟁이 재점화하는 옛 중화체제를 우리 시각에서 전략적으로 재해석해보는 게 책의 목적이다. 외교사 연구자 10명의 논문을 엮었다.

홍대용의 ‘연행록’은 유교문명의 보편성에 기초해 화이변태, 즉 중화와 이적(오랑캐)이 뒤바뀌는 ‘열린 화이관’을 지향한다. 여기에는 ‘자국도 중화’라는 보편적 자국 중심주의나 자존의식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의 ‘닫힌 화이관’이 동아시아 전통 화이관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는 통념이 근대 이래 퍼졌다고 책은 지적한다.

1809년 중국에 연행을 다녀온 추사 김정희가 중국문화 숭배에 기울면서 화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시 중국 화법의 모방·답습을 뛰어넘어 자생적이고 ‘조선적인’ 화풍을 정립하려는 화단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김준석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추사의 중국 문물 수용은 ‘맹목적’이었다. 추사는 일생 동안 청조 문화의 숭배자로 남았고, 중국 학술·문화 공동체와의 교류를 삶의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고 말한다.

‘열하일기’와 청나라의 ‘청실록’, 티베트의 ‘육세반선백란익희전’ 등 사료를 비교 분석해 1780년 세 나라의 교류를 입체적으로 그려낸 논문도 실렸다. 책을 엮은 이헌미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심화되는 미중 패권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난제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북벌을 위한 북학’을 해야 한다는 조선 연행사들의 뼈아픈 충고는 오늘날 대한민국에도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아연출판부. 420쪽. 1만7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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