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금수저·흙수저와 성공한 인생
최학규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신소재응용학과 교수)
[특별기고] 금수저·흙수저와 성공한 인생
최학규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신소재응용학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6.10.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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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학규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신소재응용학과 교수)

 

인간이 음식을 먹을 때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먹었지만, 불을 사용하면서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손과 더불어 도구를 사용하게 됐다. 인류가 숟가락 또는 젓가락을 음식 먹는데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때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경우는 삼국시대 이미 청동기 수저를 만들어 사용한 유물이 많이 출토되고 있고, 조선시대에는 구리합금인 유기로 수저를 주로 사용했다. 일제강점시대 말기는 유기그릇 및 수저가 전쟁물자로 강제로 공출돼 나무로 수저를 사용한 때도 있었다.

요즘 금수저 태생과 흙수저 태생의 논쟁이 회자되고 있다. 금수저는 재벌 같은 돈이 많거나 고위층 권력을 가진 부모의 자식이고, 흙수저는 돈도 별로 없고 권력의 힘이 없는 서민의 부모를 가진 자식을 뜻한다는 것은 다들 잘 안다. 그러나 흙수저는 말뿐이지 흙수저 자체는 없다. 우리는 대부분 스테인리스강 수저를 사용한다. 스테인리스강은 녹이 쓸지 않는 강이란 뜻인데, 인류가 개발한 가장 진화된 금속합금이다.

그러나 금수저와 흙수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태어난 이후 어머니나 아버지가 혼자인 반쪽 부모에게서 자라는 반(半)수저도 있다. 어떤 사유로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할아버지·할머니 손길에 자라는 조(祖)수저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태어난 이후 부모가 없는 천애고아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에게는 아예 수저란 없다, 수저로 말한다면 빈(空)수저이다.

금수저, 흙수저, 반수저, 조수저, 빈수저 출신도 자기하기 나름이다. 때어날 때는 금수저가 아니더라도 나중에 성장하면서 부모의 성공으로 금수저로 변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금수저로 부모의 그늘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나중에 패망한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아버지를 모르는 어머니의 손에 자란 반(半)수저 출신이고, 애플사를 창업하고 스마트 폰의 혁명을 일으킨 스티브 잡스도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난 입양된 빈(空)수저 출신이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창업하고 지금 현재 세계 최고의 부자인 중국인 마윈은 강사 출신인 흙수저 출신이다.

흔하디 흔한 흙이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흙이 없었다면 인류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흙은 모든 식물, 동물 등 생명의 근본이며, 인류의 생명의 어머니이다. 모든 것은 흙에서 나온다. 금, 은, 철, 구리, 알루미늄은 물론 다이야몬드, 루비 등 보석도 흙에서 나온다. 흙도 잘 정제하고 열처리로 잘 굽는다면 세라믹 재료로 만들 수 있다. 특히 파인세라믹은 그 값이 매우 비싸다. 지금은 흙의 일종인 탄소로 단 3~4일이면 아주 비싼 몇 캐럿의 인조 다이아몬드로 만들 수 있다.

흙수저 청년들이여, 그대들은 위의 다른 출신의 수저보다 훨씬 더 행복하며, 흙부모님께 진정으로 감사해야 한다. 흙수저 반수저 빈수저 조수저 출신들이여, 세상을 탓하고 비방하고 좌절하지 말고 그 수저를 금수저 세라믹 수저 다이야몬드 수저로 스스로 만들어볼 진정한 도전의 용기가 없는가.

 

최학규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신소재응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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