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값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나잇값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6.11.08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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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자신의 경험을 40세 불혹(不惑)에 이르러 50에는 지천명(知天明), 60 이순(耳順)이더니 70에는 별유거(別諭拒)에 다다랐다고 썼다. 세월은 참 빠르다. 인생의 뒤안길에 접어든 노년일수록 빠른 세월을 절감한다. 세월만 빠른 것이 아니라 주역에서 밀려나 자연을 보며 느끼는 공허감은 더 크다.

▶톨스토이는 젊을수록 육체적·물질적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정신적인 삶에 몰입한다고 했다. 그러나 바흐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현명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사강은 나이가 많을수록 기쁨은 줄어든다고 했으며, 필립스는 사람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포도주처럼 익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동서고금 할 것 없이 마흔살이 넘도록 어리석으면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말처럼 나이는 곧 인격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나이 많은 사람의 탐욕은 추하다. 젊은 열정으로 목표한 바를 이루고 나이 들어서는 베풀고 양보하고 좋은 길로 인도하는 것이 미덕이고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이제는 다반사가 되어 버린 황혼이혼도 이기적인 것 같아 씁쓸하다.

▶엊그제가 입동인 것을 보면 이제 올해도 저물어 간다. 빠른 세월을 탓하기 전에 한 해를 뒤돌아보며 일상을 정리할 즈음이다. 나무가 붉게 물든 잎을 내리고 긴 겨울잠을 청하는 것을 보며 나이 탓을 해본다. 나잇값을 하는지.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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