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혼란은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특별기고] 혼란은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 경남일보
  • 승인 2016.12.0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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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최근 우리는 대단한 혼란을 견디고 있다. 경기가 저점을 찍고 시야 제로의 국제 정세에 숨을 고르는 것도 버거운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일파만파의 파장이 쉽게 수습되지 못하고 연일 광화문 광장을 달궈댄다. 믿었던 국민의 수장이었기에 국정 농단의 파문은 그만큼 더 깊은 상처를 주었고 뜨거워진 가슴은 쉽게 가라앉지 못하여 연일 그 책임을 묻고 있다.

권력이 있는 곳에 결코 죽지 않은 불가사리인 부정부패가 그 시작임을 누구도 모르지 않지만 아무도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고 주변만 맴돌아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뜨거운 마음은 이제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그런데 연일 열기만 달구기만 하고 아무런 변화도 없이 시간이 흐른다. 국정이 멈춰진 가운데 흐르는 시간은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사건만 일어나면 모두가 하나가 되어 언성을 높여대니 정부도 국회도 제 일은 제껴 두고 사건에만 매달린다. 그 탓에 국정은 올 스톱이 되어 사건이 정리될 때까지 잠정적인 폐업 수준이다. 고래로 우리 민족은 다른 민족과 달리 끈끈한 정을 가지고 있다. 가문과 족보로 가계의 결속력이 강했고, 마을의 행사나 특성으로 충성도와 애향심이 남달랐다. 그 때문인지 어려움이 닥치면 생면부지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마음이 되어 난국을 극복해내곤 하였다. 서로 다른 생각과 생활을 하지만 기저에 흐르는 단일 민족의 피가 뜨거운 것이다. 때문에 쉽게 달아오르는 냄비 근성과 전 세계에 ‘빨리빨리’를 퍼뜨리기도 하였다.

그러한 근성으로 훅 달아올라 이루어낸 오늘이다. 빨리빨리의 폐단은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지 않는다. 결과만 바라보니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상관없었다. 그러다 보니 빨리빨리를 위한 검은 거래가 관행이 되고 권력은 더 큰 관행을 만들어 오늘의 사단에 이르게 된 것이다. 절차와 과정이 중요시되었다면 단계별로 크로스 체크되는 시스템이 부정과 비리를 걸러낼 수가 있다. 한목소리로 목청만 크게 한다고 변화를 이루어낼 수가 없다. 스스로의 분을 분출하는 것뿐 수습은 낮은 목소리가 되어 이성을 찾아야만 진행될 수 있다.

무엇을 위한 외침인지를 잊은 채 함께하는 열기에 취한 우리의 모습을 다시 보자. 모두가 하나가 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 각자의 역할이 온전해야 일의 진행이 되고 문제의 해결을 만날 수가 있다. 길어지는 혼란에 냉정을 찾아줄 사람들까지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혼란을 선동하고 있다. 같이 한다고 마냥 손잡아 줄 것이 아니라 온전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를 가려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온 나라가 대통령을 향해 분을 분출하며 놓치고 있는 시간들은 수천 억의 기회비용을 날려 버린다. 국가 이미지는 물론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들을 위태롭게 한다. 또한 수많은 관광객들은 발길을 돌리게 되고 국내를 찾아오는 바이어나 투자자들의 마음을 바꾸게 만들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제자리를 더듬고 있는 우리의 성장동력은 이제 활력을 잃어 버렸다. 다른 동력으로 대체되지 못하면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그 어느시기보다 중요한 시기임을 알고 이제 이성을 찾는 냉정을 만나야 한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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