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내 안에 있다
박현숙 (문학치료학 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대표)
문제는 내 안에 있다
박현숙 (문학치료학 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대표)
  • 경남일보
  • 승인 2017.01.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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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며칠 전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받지 않는다. 기다렸다. 전화가 오지 않는다. 다음 날 다시 전화를 걸었다. 또 받지 않는다. 서너 번 신호음이 가다가 끊겨버리기를 몇 번, ‘어, 이상하네, 왜 내 전화를 안 받지?’ 며칠 동안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나?’, ‘혹시 무슨 일이 생겼나?’ 어제 그분에게 전화가 왔다. “어이, 박 선생, 미안하네. 내가 외국여행을 좀 다녀왔어. 어젯밤 늦게 도착했네.” 휴우! 다행이다. 별일이 없어서 다행이고, 우리 관계에 무슨 문제가 없는 듯해서 다행이고.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살다보면 여기저기서 생각지도 못한 돌발사고가 일어나고 골칫거리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문제는 바로 내 안에 있다. 내 생각대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왜곡시킨다. 당연히 고쳐야 할 것은 바깥의 무엇이나 내가 아닌, 내가 보는 방식과 사고하는 패턴임을 알아차리자. 같은 상황인데도 ‘어떻게’에 따라 삶을 대하는 태도가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것, 여기서부터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세상을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싸운다고 세상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내 안에 폭력이 있는데 세상의 폭력을 없앨 수 있을까. 내가 자유롭지 못한데 과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문제는 내 생각과 신념 속에 있다. 사실에 근거해 살아야하는데, 거꾸로 나의 착각에 사실을 꿰맞추려 하는데서 고통이 시작된다. 내 생각은 내가 만든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지금 내 앞에 놓여진 상황을 나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있는 그대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가, 아니면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라며 스스로 고통받고 있는가. 인생의 문제는 수학공식처럼 확고 불변한 하나의 답을 낼 수 없다. 따라서 제각각 답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미워하고, 내 말을 따르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을 바꾸는 일이 가장 쉽고도 가장 어려운 일임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나의 관점을 바꾸는 일, 내 안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차리는 일, 문제는 바로 내 안에서 내가 만드는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자.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더 나아가 나 역시 어느 순간 이 땅에서 사라진다는….

 

박현숙 (문학치료학 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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