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처럼 큰 발을 끌고 /아버지가 낭떠러지까지 /오두막집을 밀고 갔다가 /밀고 왔다가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스텝을 맞추며 /말기 암, 엄마를 재우고 있다/죽음을 데리고 놀고 있다 //죽을까 말까 죽어줄까 말까 /엄마는 아빠를 놀리고 있다 /아기처럼 엄마처럼 /절벽 끝에서 놀고 있다’
하동에서 활동 중인 석민재(42·하동읍)씨가 세계일보 2017 신춘문예 시(詩) 부문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아 화제다.
석민재씨는 이번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계통’·‘빅풋’ 등 세 편의 시를 응모해 ‘빅풋’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빅풋’은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인 친정어머니, 어머니를 극진히 간병하는 아버지의 지독한 슬픈 상황을 아버지의 당당함과 쾌활함, 어머니의 해학으로 깔끔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심을 맡은 김사인 시인은 “‘계통’ 등 세편의 시들이 수월하게 읽히면서 수려하고 그 속에 삶의 애환이 잘 갈무리돼 있다”며 “근년의 젊은 시인들에게서 보암직한 축조방식으로부터 자유롭고 시를 다루는 방식도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김 시인은 이어 “세 편의 시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빅풋’은 무지무지하게 슬픈 상황을 긍정적 상황으로 뒤집어낸 상상력의 전복, 역설의 묘미가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당선작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석민재씨는 당선 소식에 “다른 사람에게 갈 선물이 내게 온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놀라운 선물이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받은 성인용 브래지어·팬티 선물세트처럼 신기하고 민망하고 설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선물을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이신 어머니와 극진한 간병인이신 아버지께 고스란히 드리고 싶다”며 “잠시 효도한 것 같아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시와 사상에서 등단해 신인상을 수상한 석민재 씨는 시인이자 하동군 환경보호과장으로 재직 중인 석민아 씨의 동생으로, 어머니 강종엽 씨도 수필가로 이름을 떨쳤다.
최두열기자
하동에서 활동 중인 석민재(42·하동읍)씨가 세계일보 2017 신춘문예 시(詩) 부문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아 화제다.
석민재씨는 이번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계통’·‘빅풋’ 등 세 편의 시를 응모해 ‘빅풋’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빅풋’은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인 친정어머니, 어머니를 극진히 간병하는 아버지의 지독한 슬픈 상황을 아버지의 당당함과 쾌활함, 어머니의 해학으로 깔끔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심을 맡은 김사인 시인은 “‘계통’ 등 세편의 시들이 수월하게 읽히면서 수려하고 그 속에 삶의 애환이 잘 갈무리돼 있다”며 “근년의 젊은 시인들에게서 보암직한 축조방식으로부터 자유롭고 시를 다루는 방식도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석민재씨는 당선 소식에 “다른 사람에게 갈 선물이 내게 온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놀라운 선물이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받은 성인용 브래지어·팬티 선물세트처럼 신기하고 민망하고 설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선물을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이신 어머니와 극진한 간병인이신 아버지께 고스란히 드리고 싶다”며 “잠시 효도한 것 같아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시와 사상에서 등단해 신인상을 수상한 석민재 씨는 시인이자 하동군 환경보호과장으로 재직 중인 석민아 씨의 동생으로, 어머니 강종엽 씨도 수필가로 이름을 떨쳤다.
최두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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