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놀이 원형 지키고 현대적 발전 꾀해야
민속놀이 원형 지키고 현대적 발전 꾀해야
  • 김귀현
  • 승인 2017.02.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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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한·중·일 국제학술심포지엄
한·중·일 3국의 민속놀이 비교
박성식 경상대 교수, 


경남일보가 주최하고 동서문화연구원이 주관하는 제4회 국제학술심포지엄이 8일 진주문화원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전국 향토사학자·민속학자 등 관계자 7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정의연 동서문화연구원 상임이사가 사회를 맡아 경남일보 이재근 대표이사의 환영사와 김진수 진주문화원장 등의 축사로 시작됐다.

이어진 1, 2부 행사는 ‘한국의 민속놀이’라는 주제를 두고 박성석 경상대 교수가 맡은 기조발표로 문을 열었다. 또 3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국, 중국, 일본 각 국의 민속(전통)놀이의 특수성, 보존, 전승 등을 주제발표를 통해 논의했다.

첫 번째 주제 발표자는 임효려 대련외대 교수, 두 번째 주제 발표자는 임현정 야마구찌현대학 교수, 마지막 발표는 임재해 안동대 교수가 맡았다.

주제 발표를 마친 뒤 종합토론에서는 박종섭 계명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장국강 대련외대 교수, 조구호 남명학연구소 박사, 권복순 문학박사는 각각 토론자로 나서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유희, 민속놀이를 비교·분석했다.

◇소멸·쇠퇴 보이는 민속놀이, 원형 보존·현대적 재창조 어울러야=박성석 경상대 교수는 기조발표자로 나서 한국 민속놀이의 근원과 그 갈래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원시사회에서 신에 대한 제의를 마친 뒤 벌였던 노래와 춤 등 고대 예술적 행위가 오늘날 전승되는 우리 민속놀이의 모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9년 자료를 토대로 국내 민속놀이가 200여 종이지만 일부는 민속놀이의 원형 전승이 중단되고 소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우리 민속놀이는 농경문화를 토대로 형성된 것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도시산업사회의 도래와 함께 소멸과 쇠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민속놀이 원형 보존과 함께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창조해야 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계승과 발전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민속놀이의 분류를 통해 그 내용 중 유희적 요소와 오락적 요소, 경기적 요소 등이 내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민속유희, 민속오락, 민속경기, 전승놀이, 전통놀이 등 다양한 명칭을 통해 민속놀이의 성격이 한 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한국 민속놀이는 놀이 자체를 즐기기 위한 오락적 성격이 대부분이며, 풍작이나 일상의 태평을 비는 신앙적 성격, 집단 또는 개인이 힘을 겨루는 경기적 성격, 돈이나 물건을 걸고 진행하는 도박적 성격의 놀이로 분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속놀이 본질은 ‘민간과 민중’ 현대 도시공간 속 발전 유의미해=첫 주제발표자인 임효려 대련외대 교수는 중국 전통 민속놀이가 그 ‘본연의 맛’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각국의 전통놀이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전통놀이 역시 민간에서 시작됐으며, 이 때문에 민간으로 돌아가야 민중의 힘에 의지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중국은 수많은 소수민족과 중원에 기반을 둔 화하족 간 끊임없는 갈등과 동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통일을 이뤘다. 56개 민족집단으로 이뤄진 다민족적 통일국가로 언어와 풍속이 서로 다른 각 민족들이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겨왔다”며 “하지만 많은 민속놀이의 발전은 놀이 창시자들의 최초의 구상과 멀어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발적인 놀이문화’가 현대 도시 공간에서 전통놀이의 보급, 유행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쿵주 축제, 바오딩의 쿵주예술제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놀이문화의 실례다. 이것이 놀이의 대중성을 형성했다는 것에 주목할 만 하다”면서 “민속놀이의 성장과 변용은 도시공간에서의 놀이연구에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전통 민속놀이는 본연의 맛을 유지해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을 찾을 수 있다. 정부와 민간은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제례의식이 성대한 퍼포먼스로…사회 결속과 연대 역할=두 번째 주제 발표로 ‘일본의 전통유희가 갖는 상징적 의미와 기능’을 발표한 임현정 교수는 ‘가미(神)’와 ‘마쓰리(祭り)’를 일본 전통유희의 토대로 보고, 이를 통해 일본 고유의 전통 놀이를 소개했다. 그는 “일본의 전통유희는 인간과 가미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에게 동기, 즐거움을 주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는 일본 전통 유희의 문화적 토대인 애니미즘적 요소에서 기인한 것이다. 전통놀이와 마쓰리(종교의식)는 지역 사람들을 사회 성원으로 통합시키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통행사와 마쓰리의 의미가 시대에 따라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것이 지역 결속의 기능을 여전히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각 행사는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사 제례부터 역사는 짧지만 시민이 주최하는 도시마쓰리까지 그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도시마쓰리는 고유의 토착성이나 신과의 관계성은 희석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하고 성대한 퍼포먼스로서도 오늘날 사회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쓰리가 있는 날은 도시가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 되고, 제례를 연기하는 이들도 구경꾼들도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한다”며 “지역 사람들의 사회 결속, 연대감 고양이라는 면에서는 전통놀이의 기능과 역할을 계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함의와 창조적 기능 내포…놀이 속 생산성을 찾자=임재해 안동대 교수는 민속놀이가 가진 생산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산적인 놀이는 예술활동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전통적인 민속놀이는 일상과 연계돼 일정한 목적성을 띠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추구한다”며 “민속놀이를 제대로 포착하려면 놀이활동 자체가 아닌 인간의 생활세계와 상호 관련성을 통해 유기적으로 해석해야 그 맥락을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놀이, 굿놀이, 잔치놀이는 참여한 모든 이가 주체가 되게 함으로서 각종 제약에 의한 소외구조를 극복하게 만드는 특성이 있다”며 “‘해방’을 즐기며서도 일과 같은 생산성을 발휘하고, 제의와 같은 신성한 목적도 추구할 수 있으며, 의례로서 사회적 의미도 부여되는 것이 바로 민속놀이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놀이는 일상과 무관하며 배타적인 놀이가 아니라 인간의 생활세계와 상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전통놀이와 예술을 짝짓고 이들의 창조적 기능에 주목했다. 임 교수는 “놀이에서 노래가 발생했듯이 음악과 춤, 연극, 조형 예술이 두루 창조됐다. 놀이와 함께 예술이 발전한 것이다”며 “소비적이고 유흥적인 놀이에 매몰되지 말고, 생활세계와 함께 가는 민속놀이의 창조적 기능을 중심으로 놀이의 본질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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