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역사 속 지진 이야기
송병권(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특별기고] 역사 속 지진 이야기
송병권(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2.0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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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권(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역사 문헌을 살펴보면 한반도에는 지진이 꾸준히 발생되어 왔고 크고 작은 피해도 있었지만 지난해 9월 12일 지진이 있기 전까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지진을 다른 나라의 일로만 여겨 왔다.

이기화 전 서울대 교수가 쓴 ‘한국의 지진’에 따르면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약 1000년간 발생한 지진은 모두 102회였다. 또한 삼국사기,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상 기록이나 지진관측 자료에 따르면 삼국시대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한반도 지진 발생건수는 무려 2600여회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신라 혜공왕 15년(779년) 3월 경주에서 발생된 지진이다. 삼국사기에서는 이로 인해 많은 집이 무너지고 100여명이 사망했다고 전하고 있다.

지금의 전문가들은 당시 피해 규모 등으로 미뤄 지진의 진도를 6.0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최초로 지진을 계측한 1978년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9월 12일 지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필자도 당시에는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으나 실제 대피하질 못했다. 이유인즉, 이런 일을 처음 겪어 보았고 대처요령을 숙지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779년 신라시대에 발생된 경주 지진 때에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추측하건대 필자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지진이 멈춘 이후 선조들의 모습과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신라 혜공왕 15년 경주 지진 이후 백성들은 심리적 두려움으로 절에 공양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반면 지난해 9·12 지진 이후 현대인들은 지진체험관을 많이 찾았다고 한다. 이는 재난안전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이 높아졌고 지진대피 행동요령 숙지를 통해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있다는 방증이다.

경남은 지난해 7회를 비롯해 2015년 3회, 2013년 2회 등으로 지진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경남도는 지난해 9·12 지진 이후 지진 대응 능력강화 대책을 수립하고 2017년에는 우선적으로 도로, 교량 등 공공시설물에 대한 내진 보강 비율을 2020년까지 55%까지 향상시키기로 했다.

또한 도민의 지진 대피행동요령 생활화를 위해 도내 140만 세대에 행동요령을 담은 리플릿을 지난 12월에 배부했다. 특히 초·중·고등학생 전원에게는 휴대가 간편한 명함형태의 카드를 제작해 배부한 바 있다. 올해는 노후경보시설 19곳을 교체하고 농어촌지역 경보시설 26개곳도 신설한다.

완벽한 재난 대응을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시스템 구축 이외에도 국민의 재난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따라서 평소 지진행동요령을 숙지해 두고, 국민안전처 홈페이지(www.mpss.go.kr)나 공공데이터 포털(www.data.go.kr)에서 동네 지진대피소나 주변에 넓은 공원, 운동장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도 좋다. 또한 안전체험관의 지진체험에 직접 참여해 지진 발생 시 대처요령을 몸으로 익혀두는 것도 지진으로부터 나와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송병권(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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