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창원시의 휴머니즘과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박양호(창원시정연구원장)
[경일칼럼] 창원시의 휴머니즘과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박양호(창원시정연구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3.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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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근무하는 딸아이가 한 달 전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한 번 보세요. 볼만해요”라고 느닷없이 제안했다. 최근 창원시 공무원들이 창원시청 웰빙문화 MT행사를 가졌고, 시장의 권고에 따라 이 영화를 단체로 관람하는 기회를 가졌다. 필자도 그 행사에 참여해 영화를 감상했다.

영국 뉴캐슬시에서 아내를 잃고 홀로 살아가는 주인공 다니엘은 평생 목수 일을 해왔다. 그는 심장병을 앓고 있어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고 의료수당을 정부에 신청했다. 관련 공무원은 까다로운 서류와 구두심사를 거쳐 다니엘이 의료수당이 아닌 실업수당 대상이라는 심사결과를 내놨다. 몇 번이고 항의했지만 심사관은 막무가내였다.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구직노력을 한 증거서류를 제출했지만 증거로서 인정받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서류제출은 모두 인터넷으로 하게 돼 있어 컴퓨터 사용을 하지 못하는 60대 주인공에게는 어려운 장벽이었다.

행정의 벽이 너무 높아 주인공은 분노에 차서 복지당국의 담벽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고 큰 글씨를 써서 항의한다. 시민의 한사람인 ‘나’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졌다고 소리친다. 행정편의에 치중해 약자들의 진실된 삶을 외면하고 소통부재의 관료행태에 실망해 주인공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여기 있다고 소리치며 울분을 토했다. 어느 날 다니엘은 수당 재심사를 기다리던 중, 화장실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존 네핑저 교수 등이 저술해 지금 미국 정계의 필독서가 되고 있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리더십의 숨은 비결’이란 저서에서는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십은 2가지 요소를 구비해야 한다고 했다. ‘강인함’(S:Strength)과 ‘따뜻함’(W:Warmth)이다. 강인함은 능력과 의지를 말하며, 따뜻함은 배려, 소통, 공감을 나타낸다. 진정한 리더는 이 2가지 요소가 모두 조화롭게 구비된 ‘S+W조화형’ 리더십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창원시 공무원들이 ‘강인함+따뜻함’의 리더십을 갖고 시민을 위한 봉사자로 다가서는 노력을 하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가령 인사와 미소를 통한 노인고독사 예방운동, 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개설, 그리고 영세상인이 억울한 일 해결해줘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를 열린 시장실에 배달한 것 등 많은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창원시 공직사회에 시민중심의 휴머니즘이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 다니엘이 지금의 창원시에 살았더라면 그가 겪은 복지고통은 창원시 공직자의 도움으로 쉽게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청렴과 헌신’을 최우선 시정지표로 내세우고 있다. 작년에는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청렴도 전국 1등’상을 창원시가 받았다. 창원시 공무원 각자가 시민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헌신행정 스토리를 만들어 보자. 그 헌신행정의 스토리가 차곡차곡 모이면 ‘청렴도 전국 1등’을 넘어 ‘헌신도 전국 1등’의 창원시가 될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휴머니즘 창원광역시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박양호(창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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