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고추 값 폭락, 갈아엎고 폐기하는 농민 한숨
청양고추 값 폭락, 갈아엎고 폐기하는 농민 한숨
  • 경남일보
  • 승인 2017.03.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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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청양고추 시세가 바닥을 치는 가운데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재배면적의 급증과 작황 호조로 가격이 폭락, 진주를 비롯, 도내 곳곳에서 청양고추 값이 곤두박질치면서 수확 대신 갈아엎고 폐기처분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 농심이 타들어 가고 있다. 대책 없이 팔짱만 끼고 있는 정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의 트랙터로 갈아엎거나 불태우는 농민들의 절망은 이미 깊다. 출하를 앞둔 농작물을 갈아엎는 현상은 어제오늘이 아닌 해마다 작물이 바뀔 뿐 되풀이되고 있는 현상이다.

경남지역 전체 고추(청양, 풋고추, 꽈리 등) 생산면적은 2234ha, 생산량 6239t으로 진주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 생산되는 청양고추 생산물량은 전국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5만7741원(10kg 기준)까지 치솟았던 청양고추 도매가격은 지난해 12만3556원, 올해 3만5250원을 나타내며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농산물 대폭락의 원인으로 과잉생산을 말하지만 올해는 여기에다 심각한 소비침체까지 덮쳤다. 겨울철 청양고추는 전년대비 면적이 11%, 단수가 6%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출하량은 17% 늘어났다. 파프리카, 토마토 등 고소득 작목 농가들이 가격이 높았던 2015년부터 적극적으로 청양고추로 작목전환을 진행한 결과다. 정부가 수급안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농업 자체가 존립할 수 없는 위기상황인데도 대책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시장경제체제지만 농정의 가장 취약점이 생산과 소비량을 조절하지 못하고 가격 안정도 취하지 못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에 있다. 농가, 정부가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는 농정을 펴지 않는 한 농촌의 한숨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작물이 수익성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어 생산과잉을 초래함으로써 빚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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