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국군묘지 관리 ‘엉망’
사천국군묘지 관리 ‘엉망’
  • 이웅재
  • 승인 2017.04.12 14:1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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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 부서진 채로 방치 흉물 전락
명확한 관리 주체 없어 관리 부실
사천시 사천읍 구암리에 조성돼 있는 사천 국군묘지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선열의 넋을 제대로 기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그동안 관리 주체를 두고 국가보훈처와 논의 끝에 지난해 부터 사천시가 사천국군묘지를 관리하고 있다.

사천국군묘지는 1953년 10월 15일 조성돼 1976년 국군묘지로 개칭됐다. 하지만 그동안 명확한 관리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관리상태가 엉망이라는 지적이다.

밖에서 보이는 진입로 계단과 주변 경관은 정비·관리되고 있지만 정작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묘비는 삭거나 금가고, 일부는 부서진 채로 방치되고 있다.

이를 두고 그동안 방문객들은 국가보훈처와 경남서부보훈지청, 사천시 등 관계기관에 수차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들 기관은 관리권 다툼으로 일관하며 정비 개선사업에 열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내와 함께 틈틈이 ‘사천국군묘지’를 방문한다는 시민 A(52·사천읍)씨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었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외진 곳에 버려진듯 묻혀있는 초라한 실상을 누가 볼까 두렵다”며 “애국심을 함양해야 할 학생들 만큼은 이곳을 오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비꼬아 말했다.

도내 모 대학 학군단 관계자는 “가끔 임관 후보생들을 데리고 이곳을 방문하는데 올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가능하다면 자비들 들여서라도 1기씩 정비하고 싶을 정도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은 호국 선열들을 모신 곳에 국기 게양대 조차 없고, 묘비도 삭거나 부서졌지만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방치하는 현실을 더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다”고 분개했다.

또다른 시민 B(55· 정동면)씨는 “돈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이 있다. 사천국군묘지는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우리 현실을 각인시키는 후세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애국심 함양은 물론 사천시의 위상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천시는 “민원 사항을 잘알고 있다. 그동안 관리권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사천시가 실제 관리를 맡은 만큼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수일전 긴급 자금을 투입해 심하게 훼손된 묘비는 일부 정비했다. 전체 정비에 4000여만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천국군묘지는 사천읍 구암리1661-38 임야 1만539㎡에 202㎡ 규모로 조성, 현재 6·25전사자와 유공자 등 총 44기가 안치돼 있다.

‘사천국군묘지’에 안치된 44기는 국가보훈처 등록자가 25기, 미등록자 19기인데 이중 확인불가자가 6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웅재기자

 
사천읍 구암리 사천국군묘지. 묘비가 삭거나 부서진채 방치되고 있으며 변변한 국기게양대 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참배객들로 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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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탄할일이다 2017-04-16 13:47:09
며칠전에도 다녀왔지만, 관리실태 엉망.. 보수엉망.. 초라하네요

사천시는 각성하라! 2017-04-14 15:13:15
아니 어떻게 이럴수가.. 각성합시다 사천시..

가슴이 아프다 2017-04-14 15:11:59
정말로 가슴아픈 실태입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목숨을 바치신 분들인데 시간이 지났다고 나몰라라하는 현황을 하루빨리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이럴수가 2017-04-14 15:11:52
국가를 위해 힘쓰신 분들을 기리는 모습이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사천시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최대한 힘써서 더 좋은 모습 유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거합시다 2017-04-14 15:11:51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국가에서든 시에서든 국군묘지에 묻혀있는 그분들의 희생이 가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빨리 조치가 취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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